두산 베어스는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5명, 선수 46명 등 61명의 선수단이 캠프에 참가한다. 양의지 등 일부 선수들은 미리 호주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고, 이날은 주장 허경민을 비롯해 선수들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승엽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스프링캠프 출국이다. 선수로 은퇴한 지 7년 만에 다시 캠프를 경험하게 된다.
출국에 앞서 이 감독은 “아직까지는 별 느낌이 없는데, 오랜만에 은퇴하고 처음으로 긴 시간 집을 비우게 됐다. 다시 야구로 돌아왔다는 것을 현실을 느꼈다. 어제 짐 챙기면서 진짜 시작이구나 생각했다. 썰레는 마음도 있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걱정을 해소해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드니는 2000년 올림픽 동메달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약속의 8회’ 이승엽의 결승타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감독은 “시드니는 올림픽 때 갔었고, 어렸을 때 마무리 캠프로 한 번 간 적이 있다”며 “시드니 올림픽 인연이 있는 곳이다. 좋은 기를 갖고 온다는 생각을 갖고 캠프를 치르겠다.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집중해서 부상없이 캠프를 완주하도록 관리자로서 도와주겠다”고 언급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던 두산은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김태형 감독이 계약이 끝나고 물러나고, 이승엽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9위 성적을 받아들이고, 선수들이 굉장히 억울함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해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겠다는 선수들의 생각이 강할 것이다. 지난해 9위 실수를 올해까지 간다면 약팀이 될 수 밖에 없다. 작년은 실수였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생각을 갖도록 올해 다시 반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중점 대상은 좌완 투수다. 이 감독은 “투수들을 더 유심히 보겠다. 우리 팀에 좌완 투수가 부족하다. 캠프에서 좌완 투수들에게 기대를 걸어보겠다. 좌완 투수들이 얼만큼 성장하고 시즌 중에 팀에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많은 야구팬들이 찾아왔다. 이승엽 감독을 향해 가장 많이 몰려들었다. 이 감독은 “제가 자주 노출되는 일이 그렇게 많이 없어서, 오랜만에 공식적으로 나오다 보니 많은 팬들께서 나와서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좋네요. 감독으로서 이렇게 교감을 갖는 것이, 진짜 직업이 생겼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고 웃으며 말했다.
방송 인터뷰, 취재진 인터뷰가 이어지는 동안 수십명의 팬들이 이 감독의 사인을 받기 위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 감독은 “사인을 여기서는 해 드려야죠. 워낙 10년 전부터 보시던 분들도 (줄 서 기다리고) 계신다”며 “(사인) 두 번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사인 요청을 거절한 일화가 지금까지도 언급되는 것을 말한 것.
모든 인터뷰를 마친 이 감독은 50여명이 넘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떠났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