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캠프?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9)가 30일 어쩌면 프로인생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올해로 두 번째 FA 계약기간 3년이 끝난다. 2023시즌을 끝으로 야구인생에 마침표를 찍을 것인지 아니면 현역 생활을 연장할 것인지는 모른다. 올해의 퍼포먼스가 말해줄 것이다.
최형우의 두 번의 FA 커리어는 희비 쌍곡선이었다.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여 4년 100억 원의 대우를 받고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화려한 성적을 올렸다. 2017년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을 올리며 타선의 대들보 노릇을 하며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첫 FA 4년동안 타율 3할3푼5리, 86홈런, 324타점을 올렸다. 장타율 0.552, 출루율 0.428, OPS 0.980의 특급타자였다. 특히 에이징커브를 비웃듯이 2020시즌 만 36살의 나이로 타격왕까지 올랐다. 구단은 3년 47억 원 조건을 제시해 두 번째 FA 계약도 성공했다.
그러나 2021시즌 안과질환과 허벅지 부상으로 급전직하했다. 스스로 "폭망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타율 2할3푼4리 12홈런 55타점, OPS 0.792로 내려앉았다. 2022시즌도 타율 2할6푼4리 14홈런 72타점 OPS 0.787를 기록했다. 통산 4할이 넘었던 출루율을 자랑했지만 2년 연속 3할대(.354-.366)에 그쳤다.
2021시즌에 비해 나아졌지만 에이징커브(노쇠화)의 증후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반기 회복조짐을 보였다. 전반기는 2할2푼7리에 그쳤지만 후반기 타율이 3할1푼4리로 끌어올렸다. 2023시즌을 각별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KBO리그를 주름잡은 간판타자의 자존심이 결려있다. 이승엽이 보유한 1498타점 최다기록 경신도 시야에 두고 있다. 1461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의 2023 시즌 행보는 젊은 후배들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감독들은 "주전 자리 하나가 생기면 2~3명의 키울 수 있다"는 말들을 한다. KIA는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있다. 좌타 거포 김석환, 우타 거포 변우혁이다. 김석환은 좌익수와 1루수, 변우혁은 3루수와 1루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전 1루수 황대인도 지명타자로도 기용할 수 있다.
세 타자 모두 최형우의 뒤를 이을만한 후보들이다. 올해도 최형우는 유종의미를 거두기 위해 500타석이 넘게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에이징커브가 파도처럼 찾아온다면 '포스트 최형우' 플랜이 조금씩 작동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기회라는 물을 주어서 키워야만 한다. 최형우의 마지막 탱고는 의미심장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