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8년 간의 ‘노예 계약’이 드디어 끝난다.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오는 마에다 켄타(35, 미네소타 트윈스)는 뒤늦은 ‘잭팟’은 가능할까.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고독한 에이스였던 마에다는 2016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아시아 선수들과 친숙한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계약 규모가 의아했다. 보장 금액은 8년 2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일본인 에이스가 받아든 충격의 계약이었다. 마에다의 팔꿈치 상태에 확실을 가지지 못했던 다저스 입장에서는 안전장치가 필요했고 계약에 개막 로스터 포함 여부, 경기 수, 이닝 등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덕지덕지 붙였다.
이후 마에다는 묵묵하게 다저스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4년 동안 137경기(103선발) 47승35패 평균자책점 3.87로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면서도 타순과 3번째 만날 때 난타 확률이 급증한다는 이유로 5회 이전 강판이 비일비재했다. 때로는 불펜 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여러모로 마에다는 일본에서의 명성에 비해서 홀대 받았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로 트레이드가 된 마에다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코로나19로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11경기 66⅔이닝 6승1패 평균자책점 2.70, 80탈삼진, 10볼넷, WHIP 0.75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오르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마에다는 비로소 활짝 웃었다.
하지만 2021시즌 21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이전 시즌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 해 8월 2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4⅓이닝 5실점을 기록한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9월, 결국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기나 긴 재활의 터널에 돌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커리어의 기로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에다는 의지를 다졌고 복귀 직전이다. 2022시즌을 통째로 쉰 마에다는 이제 다시금 마운드에 오른다. ‘디애슬레틱’의 미네소타 담당 기자 댄 헤이즈는 29일 자신의 SNS에 ‘마에다는 제한 없이 정상적인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라고 전했다.
이제 지난 2016년 맺은 8년의 노예 계약도 올해 끝난다. 부상 회복 이후 부활과 함께 절치부심의 각오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저스틴 벌랜더(뉴욕 메츠)는 30대 중후반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벌랜더는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지난해 만 39세의 나이에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의 성적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메츠와 2년 8666만 달러의 연평균 4300만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을 터뜨렸다.
벌랜더와 마에다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 하지만 벌랜더는 선수생활 황혼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과연 마에다도 성공적으로 재기해서 이전의 헐값 노예 계약의 아픔을 씻어내는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