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반토막→캠프 지각 출국…백기투항한 천재, 독기 품고 재도약 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29 16: 15

말 그대로 급격한 추락이었다. 그 대가는 연봉의 반토막 삭감이었다. KT 위즈 강백호(24)는 독기를 품고 재도약할 수 있을까.
KT 위즈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본진이 출발하는 29일 오전, 재계약 대상자 61명과 2023시즌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유일한 미계약자였던 강백호의 연봉이었다.
강백호는 지난해 개막 전 발가락 골절 부상을 당해 6월에서야 첫 경기를 치렀다. 약 한 달 간 경기를 뛴 이후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 다시 이탈했다. 2018년 데뷔 이후 탄탄대로를 걸어오며 이정후(키움)와 함께 ‘천재 타자’ 소리를 듣던 강백호였지만 지난해 부상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62경기 타율 2할4푼5리(237타수 58안타) 6홈런 29타점 OPS .683의 기록에 그쳤다. 누적 기록은 물론 비율 기록까지 뚝 떨어졌다.

KT 강백호 /OSEN DB

지난해 5억5000만 원으로 이정후와 함께 5년차 최고 연봉 타이를 기록했던 강백호였지만 지난해 주춤하면서 연봉 삭감은 피할 수 없었다. 관건은 삭감 폭이었다. 부진한 것은 둘째 치고,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이탈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됐다. 강백호의 부재 속에서 KT는 베테랑 거포 박병호의 고군분투와 김민수, 엄상백 등 투수진의 헌신으로 간신히 버텼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타선 파괴력에 대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강백호와 KT 구단이 생각한 지점이 달랐다. 결국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까지도 올 시즌 연봉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고 지난 28일 밤에서야 뒤늦게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사실상 강백호의 백기 투항이었다. 지난해 5억5000만 원에서 47.3% 삭감된 2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1년 3억1000만 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독기를 품을 수밖에 없는 강백호의 입장이다. 기세를 올리다가 그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2023년은 절치부심하면서 부활을 알려야 한다. 또한 2021년 도쿄올림픽 노메달의 아쉬움을 딛고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도 몫을 해야 한다.
강백호는 반토막난 연봉을 받아들었고 스프링캠프 선수단 본진(29일 출국)보다 늦은 31일에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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