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아픈 손가락’이 된 1차지명 파이어볼러인 윤성빈(24)이 모처럼 1군 캠프에 참가한다.
고교시절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던지면서 롯데의 1차 지명 투수가 됐던 윤성빈은 그동안 잠재력을 완전히 뿜어내지 못했다. 구단은 입단 이후 윤성빈에게 어깨 재활만을 시키면서 애지중지 키웠다. 당시 마무리캠프 10월 말 열리는 즈음에서야 본격적인 실전 피칭을 시키는 등 철저하게 관리했다.
남다른 잠재력을 뽐냈고 이듬해인 2018년 결국 개막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고 첫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86(21이닝 9자책점) 24탈삼진 12볼넷의 기록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시기가 현재까지 윤성빈이 1군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였다.
이후 윤성빈은 방황했고 흔들렸다. 구단은 시즌 중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파견해보기도 하고 스프링캠프가 아닌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파견해 장점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윤성빈 스스로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노력했다. 문제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결국 결과로 말해야 하는 게 프로 선수다. 윤성빈은 1군에 올라오기는 커녕 2군에서도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2021년 잠시 1군 무대로 돌아와 150km가 넘는 공을 뿌렸지만 단 1경기만 던지고 2군으로 돌아갔다. 2군에서 2021년 23경기 21⅓이닝 1승2패 4홀드 평균자책점 10.88, 14탈삼진, 33볼넷의 성적에 그쳤다.
2021년 시즌이 끝나고는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훈련소에서 조기 퇴소를 하면서 군 복무마저 실패했다. 이후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지난해 16경기 20⅓이닝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9.74, 16볼넷, 16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하지만 구단의 기대는 여전하다. 그리고 새롭게 올해 1군 마운드를 이끌어가는 배영수 투수코치 역시 윤성빈을 향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투수들을 거칠게 혹독하게 조련했고 윤성빈은 더욱 몰아붙였다.
결국 윤성빈은 다시 1군 스프링캠프에서 기회를 받게 됐고 올 시즌 다시 한 번 잠재력 폴발에 도전한다. 윤성빈이 1군 스프링캠프에 온전히 참가하는 것은 2019년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에는 드라이브라인 캠프에 약 2주 가량 참가한 뒤 뒤늦게 합류했다.
이미 윤성빈은 지난 20일, 투수조 괌 선발대에 합류해 일찌감치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과연 윤성빈은 여전한 기대 속에서 다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픈 손가락’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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