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나쁘지 않았는데 기분 좋게 마무리하지 못한 게 아쉽다".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출신 우완 황동재(22)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대로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4월 3경기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5월 5일 NC와의 홈경기에서 6⅔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6월 들어 두 차례 선발 등판 모두 일찍 무너지는 등 4경기 평균자책점 20.77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갈수록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결국 16경기 1승 3패(평균자책점 7.06)로 시즌을 마감했다.
황동재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열심히 땀 흘렸다. '지옥 훈련'이라 불릴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그는 "많은 훈련을 소화하며 정신력이 더 강해졌다. 힘들었지만 이만큼 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도 열심히 땀 흘리겠다"고 했다.
또 "지난해 투구 동영상을 자주 보는데 잘 던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깨달았다. 스피드와 구위 모두 더 좋아져야 한다. 안 좋은 걸 경험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동재는 지난해 11월 14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옛 스승 오치아이 에이지 전 퓨처스 감독(현 주니치 드래건스 수석 코치)에게 핀잔을 들었다.
주니치 투수조를 이끌고 오키나와에 온 오치아이 코치는 휴식일을 맞이해 삼성의 마무리 캠프가 차려진 아카마 볼파크를 방문했다. 황동재는 오치아이 코치를 보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시즌 후 나고야에 가서라도 코치님을 만나고 싶었다"고 옛 스승과의 재회를 반겼다. 이에 오치아이 코치는 "1승밖에 못한 투수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표정이 너무 밝았다. 나 같으면 1승밖에 못하면 쭈뼛쭈뼛할 텐데 인사하는 걸 보니 거의 최다승 투수 같았다"고 했다.
황동재는 "제게 많이 신경 써주시고 가르쳐주셨는데 썩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 많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올 시즌 더 좋은 결과를 많이 내서 조금 더 떳떳하게 인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삼성은 내달 11일과 12일 주니치와 연습 경기를 치른다. 황동재는 기회가 된다면 오치아이 코치 앞에서 던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치아이 감독님 앞에서 좋은 공을 던져 그동안 잘 배웠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4년 차가 된 그는 경산 숙소가 아닌 집에서 출퇴근한다. 그는 "너무 좋다"고 씩 웃었다. 가장 좋은 게 무엇이냐고 묻자 "그동안 경산 볼파크 식당 여사님께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집밥이 최고 아닌가. 매일 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년처럼 시즌을 마무리 짓고 싶지 않다. 작년과는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