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박석민(38)과 두산 장원준(38)은 2004년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당시 박석민은 삼성의 1차 지명, 장원준은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통산 268홈런을 기록 중인 박석민과 통산 129승 투수인 장원준은 나란히 30대 초반에는 FA 대박을 터뜨렸고 우승의 기쁨도 몇 차례 누렸다. 그러나 FA 대박, 화려한 과거를 뒤로하고 사실상 최저 연봉인 5000만 원에 재계약, 올 시즌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장원준은 2014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4년 총액 84억 원의 대형 FA 계약에 성공했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그는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7년까지 8년 연속 10승 투수였다.
그런데 2018년부터 내리막이었다.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9.76으로 부진했고 후반기 주로 구원 투수로 뛰었다. 결국 2018시즌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마쳤다.
2019년에는 6경기 2경기 2실점(평균자책점 9.00)에 그쳤고, 2020년에는 2경기 선발로 등판해 5⅔이닝 8실점(평균자책점 12.71)으로 은퇴 위기에 몰렸다.
구원 투수로 낮은 자리에서 다시 출발한 장원준은 2021년 32경기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해는 27경기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1를 기록했다.
FA 당시 10억 원이었던 장원준의 연봉은 6억 원→3억 원→8000만 원→5000만 원으로 점점 줄어들었다. 올해 연봉도 5000만 원으로 동결이다.
박석민은 2015즌을 마치고 NC와 4년 최대 96억 원의 FA 대박 계약을 했다. 그리고 4년 계약 기간이 끝나고 FA 자격을 재취득, 2020시즌을 앞두고 NC와 2+1년, 최대 34억 원에 재계약 했다.
올해 재계약 대상자인 박석민은 연봉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연봉 7억 원에서 무려 93%가 삭감됐다. 역대 최대 삭감 기록이다.
2016년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2020년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박석민은 지난 2년 간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21년 7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이 결정타였다.
KBO의 72경기 출장정지 징계와 NC 구단의 50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추가됐다. 총 12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서 지난해 6월 복귀했다. 하지만 1년 넘는 실전 공백과 부상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1군 16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4푼9리(47타수 7안타) 0홈런 2타점에 그쳤다. 7월말 허리 부상으로 이탈해, 시즌 막판 2군에서 재활 경기를 뛰었으나 1군에는 복귀하지 못했다.
박석민과 장원준은 올 시즌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석민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NC는 3루수 자원인 노진혁(롯데 FA 이적), 박준영(두산 보상선수 이적)이 팀을 떠나면서 박석민은 도태훈, 서호철 등과 3루수 경쟁을 해야 한다.
두산 사령탑에 오른 이승엽 신임 감독은 베테랑 장원준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이 감독은 “장원준과 같은 레전드는 대우를 해주고 싶다. 후회 없이 뛰어보라고 말해줬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한 번 경쟁을 해주면 좋겠다”라면서 “결과가 좋아야 잠실구장에서 볼 수 있다. 성적, 기량이 떨어지는데 레전드라고 경기에 출전하는 건 본인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