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이가 되어서도 던진다니…대단하다.”
지난주 야구계에 모처럼 구대성(54)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 선수로 깜짝 등록된 구대성은 3경기에 나서 2⅓이닝 동안 안타 1개, 볼넷 2개를 내주며 삼진 2개를 잡았다. 2실점을 했지만 모두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으로 구대성의 평균자책점은 0.00.
1969년생으로 만 54세라곤 믿기지 않는 투구였다.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지난 2019년 1월20일 이후 4년 만에 오른 실전 마운드에서 최고 구속 123km를 뿌렸다. 전성기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지만 몸을 2루 쪽으로 비틀어 던지는 투구폼이나 타자의 몸쪽을 찌르는 제구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전해진 구대성의 소식에 선후배들도 놀랐다. 지난 2009년 만 43세까지 선수 생활을 해 KBO리그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는 송진우(57) 전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감독은 “잘 던지더라. 의지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송 전 감독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같이 했지만 대성이는 성격이 남다르다. 타고난 몸도 좋지만 그런 성격이 있어 가능한 것이다”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 배팅볼을 던지며 쌩쌩한 공을 던졌던 송 전 감독은 “나도 이제는 나이가 있어 그렇게 못 던진다. 팔이 굳고 근육이 빠지다 보니 옛날 같지 않다”며 웃었다.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인 한화 투수 장민재(33)도 대선배 구대성의 투구에 감탄했다. 그는 “‘우와’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한다”며 “신인 때 한화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구대성 선배와 캐치볼을 한 기억이 난다. 그때도 왜 그렇게 오래 야구를 하고 잘 던지는지 알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지난 2009년 장민재가 신인으로 입단했을 때 구대성은 만 40세 노장으로 전성기를 지난 시점이었다. 캐치볼 파트너로 구대성과 함께했던 장민재는 “그때도 마흔을 넘긴 나이셨다. 그런데 당시 나보다도 (롱토스를) 더 멀리 던지셨다. ‘아 이래서 이게 프로구나’ 하는 것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4년의 세월이 흘러서도 구대성은 공식 경기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어느덧 팀 내 투수 중 3번째 고참이 된 장민재는 “구대성 선배는 그 나이가 되도록 계속 던지고 있다. 그에 비하면 난 아직 새 발의 피”라며 웃음을 지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