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힘나게 날아 올라봐~”.
한화에서 새출발하는 외야수 채은성(33)은 LG 시절 응원가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쥬얼리의 ’Step’을 개사해 만든 응원가로 경쾌한 멜로디에 희망찬 가사가 육성선수부터 시작해 중심타자로 거듭난 채은성의 야구 인생을 담았다. LG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채은성이 한화와 6년 90억원에 FA 이적하면서 LG 시절 응원가가 어떻게 될지도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워낙 채은성 이미지가 강한 응원가라 LG에서도 다른 선수에게 주기가 마땅치 않았다. LG 측에서 한화에서도 응원가를 쓸 수 있게 배려했지만 채은성은 이를 정중하게 고사했다.
채은성은 “내 색깔이 너무 강한 응원가라 LG에서도 다른 선수에게 주기 어렵다고 얘기해주셨다. 하지만 응원가를 가져가면 LG에 있을 때 좋은 추억이 없어질 것 같았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나중에 다른 선수가 응원가를 쓰더라도 내 기억 속에는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방출 위기를 딛고 2014년 1군 데뷔한 채은성에게 LG는 20대 청춘을 바친 팀이다. FA로 팀을 떠나게 됐지만 좋은 기억으로 가득하다. 선수들과 정도 많이 쌓였다. 특히 입단 동기 유격수 오지환이 지난 19일 6년 125억원 다년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진심으로 축하했다.
채은성은 “에이전트가 같아서 (계약을) 미리 알고 있었다. 가치를 인정받아 나도 기분 좋고 축하한다”며 “지환이는 동기이고, 오랫동안 같이 하면서 봤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다. 전투력이 다르다. 올해도 LG 주장을 맡았는데 선후배들을 잘 이끌 것이다. 좋은 계약을 했으니 더 잘할 것이다”고 응원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LG 선수들과 야유회도 다녀오며 작별 인사까지 마친 채은성은 이제 LG를 추억으로 묻어둔다. 유니폼과 함께 등번호도 바꿨다. LG 시절 7년간 쓰던 55번 대신 22번으로 새출발한다. LG 시절 절친한 선배 김현수가 쓴 번호로, 한화에서 그처럼 모범이 되는 고참이 되고자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하게 돼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채은성에겐 탈(脫) 잠실구장 효과도 기대된다. 홈런 숫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은성은 “수치 같은 것은 야구하면서 생각해보지 않았다. 좋은 타이밍과 좋은 포인트에서 치는 것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며 탈 잠실보다 중심타선을 함께 이루게 된 노시환과 시너지 효과를 더 기대했다.
채은성은 “시환이는 다른 팀에서 봤을 때부터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직 많이 겪어보진 않았지만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친구더라”며 “(지난해) 어느 날 유니폼 바지를 어울리지 않게 유행을 따라가며 입길래 ‘야구 못해 보인다. 되게 별로’라고 했는데 전혀 굴하지 않고 ‘선배님, 귀엽지 않습니까?’라고 하더라. 밝은 친구라 더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며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