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외국인 선수들에게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여권을 빼앗자’는 표현을 하곤 한다. 여권은 외국을 여행하거나 체류하는 사람의 신분 및 국적을 증명하는 국제 신분증이다. 여권이 없으면 입출국이 제한된다.
여권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놓인 선수가 있다.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외국인 투수 로버트 그셀만(30)이 그 주인공으로 최근 여권을 도난당해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어지게 됐다.
‘데일리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들은 지난 27일 그셀만이 여권 도난 피해를 당해 일본 입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DeNA 구단에서도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다.
그셀만은 내달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에서 열리는 DeNA 1군 스프링캠프 멤버에 포함돼 있었지만 현재로선 합류 시점을 알 수 없다. 구단에선 2월 중순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한 그셀만은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뛰었다. 통산 184경기(34선발)에서 366이닝을 던지며 20승18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4.60 탈삼진 289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서 8경기 2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한 뒤 7월 중순 일본으로 향했다. DeNA 대체 선수로 일본 무대에 데뷔했고, 4경기(20⅓이닝) 1승1패 평균자채점 2.66로 호투했다. 시즌 후 재계약에 성공하며 올해 풀시즌 활약을 기대받고 있지만, 캠프 전부터 여권 도난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한편 과거 국내에선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김병현(44)이 여권 문제로 황당 사건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의 하와이 전지훈련을 앞두고 여권을 분실해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여권을 찾았지만 김인식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잃어 재합류가 불발됐다.
당시 김성근 SK 감독은 “태극기를 우습게 본 작태다. 김인식 감독에 대한 배신”이라며 김병현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병현은 자신의 팬 카페에 ‘동네 야구선수가 되어버린 내 자신, 3류 코미디언 BK’라는 글을 올려 “국가대표 선수로서 절대 해선 안 될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한순간 부주의로 동네 야구선수가 되어버렸다.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