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오타니 쇼헤이(29, LA 에인절스) 영입 경쟁은 이미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5억 달러라는 유례없는 계약 규모로 오타니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이에 개의치 않는 듯 하다. 오타니급 선수는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서 영입하려고 한다.
미국 스포츠매체 ‘FOX스포츠’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구단 순으로 순위를 매겨 발표했는데, 이 순위에서는 최근 ‘큰손’이라고 불리는 구단들이 영입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았다.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진두지휘 아래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뉴욕 메츠는 역시 오타니 영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뽑혔다. ‘스포츠넷 뉴욕’은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구단 고위 관계자들에게 공공연히 오타니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라고 전했다. 이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만 4억91110만 달러를 썼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발견된 발목 문제 때문에 계약이 무산됐지만 카를로스 코레아와 합의했던 12년 3억1500만 달러 계약까지 합의됐다면 이번 겨울에만 8억 달러, 한화로 1조 원 넘게 쓴 꼴이었다. 신흥 큰손의 규모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FOX스포츠’는 ‘오타니는 코레아의 3억1500만 달러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이 필요하겠지만 아마도 현재 가장 큰 스타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의지를 다질 것이다. 메츠의 상위 로테이션은 연평균 가치가 높은 단기계약 선수들로 꾸려져 있지만 오타니는 장기 계약으로 예외를 둘 수 있다’라며 ‘신흥 큰손’의 위상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메츠와 함께 오타니 쟁탈전에서 강력하게 뛰어들 팀으로 ‘원조 큰손’인 LA 다저스를 꼽았다. 다저스도 일찌감치 오타니 영입전에서 물러서지 않을 팀으로 꼽혀왔다. 어쩌면 메츠보다 더욱 오타니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다저스는 최근 들어 ‘큰손’으로 위상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치세를 이유로 많이 움츠렸다. 지난해 코리 시거(텍사스),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 켄리 잰슨(보스턴) 등 주축 선수들을 떠나 보냈고 올해는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저스틴 터너(보스턴), 타일러 앤더슨(LA 에인절스) 등이 FA로 떠났고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던 MVP 출신의 코디 벨린저도 방출시켰다.
물론 프레디 프리먼과, 트레버 바우어 등과 대형 계약을 맺으며 현상 유지를 하려고는 했지만 과거와 같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편은 아니었다. 출혈 없이 키운 팜시스템과 다른 내부 자원들로 공백을 채우려고 했다.
결국 이러한 허리띠 졸라매기는 오타니 영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인데 다저스도 이를 애써 부인하지 않는다. 잊고 있었겠지만 다저스는 ‘원조 큰손’ 노릇을 하던 빅마켓 구단이다. 지갑을 열 때는 화끈하게 열어서 데려온다.
다만 성폭행 혐의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항소 끝에 징계가 축소됐음에도 방출시킨 바우어의 연봉 2250만 달러 때문에 사치세 세율을 원상복구 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다저스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 듯 하다.
‘FOX스포츠’는 ‘기대대로 사치세 세율 페널티를 재설정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최상급 매물을 영입하지 않았고 지출도 상당히 줄인 것은 2024년 훨씬 더 큰 자산을 위해 올인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더 큰 자산’은 결국 오타니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어 ‘워커 뷸러는 부상에서 회복 중이고 훌리오 유리아스, 클레이튼 커쇼도 FA가 될 예정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필요한 것은 뭐든지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라면서 ‘또 오타니의 현재 입에서 차로 가는 거리도 멀지 않다’라면서 다저스의 의지. 지리적인 이점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투타겸업으로 리그를 압도하는 오타니라는 초대형 상품은 사치세 때문에 망설였던 ‘원조 큰손’도 다시 기지개를 키게 만드는 것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