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우승 후 단장을 해임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새 단장으로 선수 출신 데이나 브라운(56)을 선임했다.
휴스턴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운 신임 단장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월드시리즈 우승 후 1년 재계약 제안을 받으며 사실상 해임된 제임스 클릭 단장과 결별한 지 2개월 만이다. 지난 2020년 2월 선임돼 사인 훔치기 사건으로 어수선하던 팀을 다시 우승으로 이끈 클릭 단장은 짐 크레인 구단주와 불화 끝에 물러났다.
트레이드를 퇴짜놓는 등 야구적인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클릭 전 단장과 갈등을 빚은 크레인 구단주는 새 단장으로 브라운을 택했다. ‘MLB.com’에 따르면 크레인 구단주는 “새 단장을 찾기 위해 매우 격렬한 인터뷰 과정을 거친 끝에 브라운을 선임했다. 그는 분석에 능하고, 뛰어난 재능 평가자로 선수 육성 경험이 풍부하다. 우리 팀에 완벽한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좌투우타 외야수 브라운은 지난 1989~199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을 뛴 선수 출신이다. 메이저리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1994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시작으로 2002~2009년 몬트리올 엑스포스, 워싱턴 내셔널스, 2010~201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2019~202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스카우트, 단장 특별보좌로 프런트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다.
워싱턴 시절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내야수 라이언 짐머맨, 외야수 이안 데스몬드 등 올스타 7명 포함 40명 이상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선수 보는 안목을 인정받은 브라운 단장은 최근 애틀랜타 스카우트 부사장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 1~2위인 외야수 마이클 해리스 2세, 투수 스펜서 스트라이더뿐만 아니라 내야수 본 그리섬을 뽑아 세대 교체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는 휴스턴 단장으로 새출발한다. 브라운은 “33년간 야구를 했고, 내가 아는 건 야구밖에 없다. 내 삶의 전부다. 휴스턴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 크레인 구단주가 특별한 선택을 했다는 것을 팬들에게 알리고 싶다”며 성공을 다짐했다.
브라운 단장은 휴스턴 역사상 두 번째 흑인 단장이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흑인으로 휴스턴은 지난 2001~2003년 켄 윌리엄스 단장, 제리 마누엘 감독 체제였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후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흑인 단장-감독 체제를 꾸렸다.
앞서 뉴욕 메츠, 시애틀 매리너스의 단장 면접을 보기도 했던 브라운 단장은 “우리 스포츠가 다양성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를 갖게 돼 정말 기쁘다”며 “TV를 켜서 휴스턴을 보면 그들은 항상 위닝 팀이었다. 우승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한다. 나도 그것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극성인 크레인 구단주와도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