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에 입단한 신인 타자들에게 롯데 선수 중 롤모델 있냐는 질문을 하면 대체적으로 비슷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과거였다면 “이대호 선배님”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체적으로 이들의 입에서는 “한동희 선배님을 본받고 싶다”라고 말한다. 롯데를 대표하는 얼굴, 신인들이 생각하는 롯데의 대표선수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정대선(19)은 “한동희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포지션도 같은 3루수이고 타격 스타일은 다르지만 힘을 쓰는 부분을 배우고 싶어서 롤모델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우타 거포 내야 유망주로서 한동희만한 롤모델은 없다는 게 정대선의 생각이었다.
9라운드에 지명된 신인 포수 정재환 역시도 타격 기술을 많이 배우고 싶다면서 “한동희 선배님 영상을 많이 찾아본다. 스윙하는 것이나 타이밍을 길게 잡아서 때리는 모습들이 너무 멋있다”라고 말했다.
롯데의 레전드이자 상징적인 존재였던 이대호는 롯데에 입단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신격화 된 존재였다.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특히 한동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롯데에 입단하면서까지 ’포스트 이대호’로 불렸던 선수다. 실제로도 한동희는 줄곧 “이대호 선배님을 본받고 싶다”라고 강조하며 이대호의 발자취를 쫓아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대호 역시도 한동희를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주기를 바랐고 지난해 은퇴식을 앞두고 후배들에게 작성한 손편지에서는 “동희야,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 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이대호를 우러러보며 성장햇떤 소년은 어느덧 롯데의 주축 선수가 됐고 이대호가 그랬던 것처럼 롯데의 어린 선수들이 우상으로 삼을 정도의 선수가 됐다. 이대호가 떠난 공백을 고스란히 채워줘야 하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신인들의 우상에 걸맞는 성적을 올려야 하는 것도 당연해졌다.
지난해 4월 월간 MVP를 수상하면서 대폭발 직전이었지만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침을 겪으면서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지난해 129경기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 OPS .817의 성적을 남겼다.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 최고 OPS, 최다 안타를 기록하는 시즌을 보냈다. 팀 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은 스포츠투아이 2.68, 스탯티즈 3.77을 찍었다. 스포츠투아이에서는 팀 내 이대호(4.68), 안치홍(4.19), 전준우(3.02)에 이은 팀 내 4위이고 스탯티즈에서는 팀 내 1위를 마크했다. 하지만 4월의 기세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본격적인 홈런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변화를 가져갔던 한동희는 과연 최근 입단하는 신인들의 롤모델에 걸맞는 성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