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한화의 연봉 계약 대상자 중 최고 인상률은 1루수 김인환(29)이 기록했다. 지난해 3200만원에서 올해 6400만원으로 인상률 100%를 찍었다. 연봉이 두 배로 올랐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있을 법하다.
김인환은 지난해 113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 104안타 16홈런 54타점 OPS .722로 활약했다.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5월부터 1군에 합류한 김인환은 시즌 막판 부상 영향으로 규정타석 미달(-17)이었지만 팀 내 최다 홈런을 터뜨렸다. 신인상 투표에서도 1위 정철원(두산·74표) 다음으로 많은 24표를 받았다.
연봉 두 배 인상도 큰 폭으로 오른 것이지만 다른 신인상 후보들에 비하면 조금 적게 올랐다. 신인상을 받은 투수 정철원은 지난해 3000만원에서 7000만원이 올라 1억원으로 단숨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김인환과 같은 1루수 포지션으로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전의산(23·SSG)도 3000만원에서 6000만원 오른 9000만원에 계약했다.
전의산은 지난해 6월 1군에 올라온 뒤 77경기 타율 2할4푼9리 60안타 13홈런 45타점 OPS .797로 깜짝 활약했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이 부진에서 헤어날 줄 모르던 SSG 타선의 답답함을 풀어줬다. 득점권 타율 3할2푼3리로 찬스에도 강했다.
구단마다 연봉 고과 산정 기준이 다르지만 대체로 비율보다 누적 기록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인환은 전의산보다 36경기, 163타석에 더 들어섰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WAR(스포츠투아이 기준)도 김인환이 1.40으로 전의산(0.96)보다 높았다.
하지만 연봉 인상률은 전의산이 3배, 김인환이 2배로 비슷했던 기존 연봉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새 시즌에는 전의산이 김인환보다 2600만원 더 받는다. 개인 성적 못지않게 팀 성적 차이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SSG가 역대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반면 한화는 팀 창단 후 최다 96패를 당하며 10위 최하위에 그쳤다. SSG의 우승 과정에 있어 전의산의 깜짝 활약이 큰 기폭제가 됐고, 우승 프리미엄이 더해졌다. 한국시리즈에선 3타석에 들어서 1안타를 친 것이 전부였지만 연봉 고과는 정규시즌 기준으로 매겨진다.
반면 3년 연속 최하위의 한화는 선수단 전체가 팀 성적 부진에 책임 분담을 했다. 김인환이 팀 내 최고 인상률로 그 다음이 투수 윤산흠(3100만원→4800만원, 54.8%)이었다. 연봉 대상자 중 WAR 1위(3.54)였던 2루수 정은원(1억9080만원→2억1800만원)도 인상률 14.3%에 그쳤다. 부진한 팀 성적 때문에 개인 연봉에 있어 손해를 본 한화 선수들이 꽤 있다. 억울할 수 있지만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