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1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23만원을 받고 들어온 투수가 인생 대역전을 이뤘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좌완 투수 제프리 스프링스(31)와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4년간 보장 금액 3100만 달러 계약. 지명 당시 계약금 1000달러와 비교하면 몸값이 3만배 이상 뛰었다.
세부 연봉 조건은 2023년 525만 달러, 2024년 1050만 달러, 2025년 1050만 달러, 2026년 400만 달러로 2027년 1500만 달러 팀 옵션이 실행되지 않으면 75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이 주어진다. 4년 보장 3100만 달러. 팀 옵션과 이닝 및 사이영상 투표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5년 최대 657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190cm 장신의 좌완 투수 스프링스는 지난 2015년 드래프트에서 30라운드 전체 888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됐다. 1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스프링스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9년까지 텍사스에서 2년을 뛰었지만 43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4.90에 그쳤다.
결국 양도 지명(DFA)으로 방출 절차를 밟은 스프링스는 트레이드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이적했다. 그러나 2020년 16경기 2패 평균자책점 7.08로 부진 끝에 다시 DFA 처리됐다. 이듬해 2월 보스턴과 계약한 일본인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가 40인 로스터에 들어오면서 스프링스가 자리를 비워줘야 했다.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탬파베이로 옮긴 스프링스는 2021년 43경기(44.2이닝) 5승1패2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43 탈삼진 63개로 활약했다. 그러나 7월말 수비 중 무릎을 다쳐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아웃됐다. 어렵게 잡은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지난해 풀타임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33경기(25선발) 135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5패 평균자책점 2.46 탈삼진 144개를 기록했다. 구원으로 시작해 4월말부터 벌크 가이(선발처럼 긴 이닝을 던지는 불펜)를 거쳐 완전한 선발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91.4마일(147.1km)로 빠르지 않지만 우타자에 체인지업, 좌타자에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안정된 제구를 자랑한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 2.1개에 불과했다.
이에 탬파베이 구단은 4년 장기 계약을 스프링스에게 선물했다. ‘MLB.com’에 따르면 스프링스는 “솔직히 실감이 안 난다.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이다”며 “탬파베이는 선수로서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특별한 팀이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 팀에 고마워했다.
스프링스와 탬파베이는 앞서 연봉 중재 과정에 있었다. 스프링스는 355만 달러를 요구했고, 구단은 27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4년 연장 계약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최초 논의가 있었고, 해를 넘겨 최종 합의를 봤다. 스프링스는 “난 탬파베이가 아주 좋다. 이기는 것도 좋고, 가능한 오랫동안 이 팀에 머물고 싶다. 연장 계약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