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17승 에이스’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선수로 분류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학교폭력 재판을 모두 마친 뒤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3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51명 중 50명과 계약을 마쳤다”라고 발표했다. 주요 선수로는 투수 곽빈, 정철원이 지난해 활약에 힘입어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고, 내야수 강승호가 2억 원, 투수 홍건희가 3억 원에 나란히 도장을 찍었다.
두산은 재계약 대상자 51명 중 1명과는 아예 연봉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때 17승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영하가 작년 9월부터 과거 학교폭력 혐의와 관련해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어 2023시즌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이영하는 지난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교 시절 그와 김대현(LG)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오며 학폭 미투 사태에 휘말렸다.
한동안 잠잠했던 두 선수의 학폭 미투 사태는 최근 피해자가 스포츠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됐고, 이영하는 작년 9월 1차 공판을 시작으로 12월 2차, 그리고 이달 3차까지 피고인 신분으로 총 3차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8월 13일 SSG전을 끝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영하의 재판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사 측에서 증인을 추가 채택하며 공판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3차 공판에서도 증인 2명을 추가로 신청하면서 오는 3월 3일 4차 공판이 잡힌 상황이다. 피해자와 증인들은 이영하로부터 당한 피해를 증언하고, 이영하 측은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지만 두산 구단과 이영하 모두 재판 중인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4차 공판이 3월 3일로 잡히며 호주 스프링캠프 합류 또한 무산됐다. 이영하는 당분간 이천에서 훈련을 진행하며 시즌과 재판 준비를 병행할 계획이다.
이영하의 법률대리인 측은 빨라도 오는 5~6월을 선고를 예상하고 있다. 이영하는 언제든 구단과 연봉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몸만 착실히 잘 만든다면 계약과 함께 그라운드 복귀도 가능하다. 역시 관건은 재판의 결과다. 무죄를 선고받아야 구체적인 그라운드 복귀 플랜을 세울 수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일단 이영하 없이 2023시즌 전반기 마운드를 구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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