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1·SSG)가 감탄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1)가 이정후(25·키움)를 어떻게 세일즈할까.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한 이정후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보라스코퍼레이션과 계약을 맺었다. 보라스코퍼레이션은 공식 SNS를 통해 이정후와 아버지 이종범 LG 주루/외야수비코치, 어머니 정연희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구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물이다. 매년 겨울마다 스토브리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뉴스 메이커이기도 하다. 구단에는 악마로 통하는 협상력으로 선수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긴다. 수많은 슈퍼스타들이 보라스를 찾는다.
보라스는 한국인 선수들과도 인연이 오래 됐다. 지난 2001년 12월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 FA 대박을 터뜨릴 때 에이전트가 보라스였다. 이후 미국 진출은 하지 않았지만 덕수고 시절 국내 1호 고객이 된 한승혁(한화)에 이어 류현진(토론토), 추신수, 윤석민(전 KIA), 나성범(KIA)에 이어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한 덕수고 투수 심준석까지 보라스와 함께했다.
특히 2012년 12월 류현진의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에서 계약 마감시한 전까지 줄다리기 끝에 LA 다저스와 6년 보장 36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따내 화제가 됐다. 이어 2013년 12월 추신수의 에이전트가 돼 7년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당시기준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액 계약도 성사시켰다.
추신수는 지난 18일 방영된 KBS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 보라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추신수는 “그분이 왜 업계에서 유명하냐면 준비를 정말 잘한다. 보라스와 오래 함께했지만 같이 대화하고 말을 듣다 보면 처음에는 물이었던 게 어느 순간 사이다, 탄산이 돼 있다. 언변의 마술사다. 말을, 설득을 굉장히 잘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신수는 “돈, 금액적인 것보다 왜 이 구단에 이 선수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얘기한다. 그럼 구단 입장에선 ‘아, 이 선수가 있어야 되는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언변과 설득력으로 구단들의 사로잡는 기술이 업계 최고다.
완전한 FA가 아니라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이정후에게도 이런 협상력이 꼭 필요하다. 보라스의 세일즈라면 포스팅의 불리함도 극복할 수 있다. 올겨울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의 오버 페이 평가를 받는 계약을 따낸 것도 보라스 작품이다. 보스턴은 요시다의 원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에 보낸 이적료(1537만5000달러)까지 총액 1억537만5000달러를 투자했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요시다가 이정후 계약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