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를 의외로 잘한다".
KIA 타이거즈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이적생 변우혁(22)이다. 2019년 한화 1차 지명을 받은 거포 유망주였다. 지난 4년 동안 딱히 보여준 것은 없었다. 데뷔 시즌 2019년 29경기에 출전하고 군입대했다. 복귀했으나 2022년 2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허리부상으로 1군 근무일은 42일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2시즌 16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 3개, 홈런도 3개가 들어있다. 130m짜리 대형홈런을 날렸다. 거포의 그 모습이었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변우혁을 데려왔다. 한승혁과 장지수 등 투수 2명을 내주었다. KIA는 최형우 나성범의 뒤를 잇는 젊은 거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포 키우기의 출발점이 2월 1일 시작하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이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변우혁발 생존경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년째 지휘봉을 잡는 김종국 감독이 수비력을 인정하고 1루와 3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주전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칭찬은 방망이가 아니라 수비였다. 지난 25일 광주-기아 챔피어스필드에서 만난 김 감독은 "우혁이가 의외로 수비를 잘한다. 큰 체구인데도 포구와 송구 동작도 상당히 부드럽다. 겉으로 보면 장타력만 눈길을 받는 것 같지만 수비도 되는 친구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올해는 3루수와 1루수로 기용할 것이다. 류지혁 김도영(3루수) 황대인 김석환(1루수)까지 모두 변우혁과 함께 경쟁을 벌인다"며 활용법도 밝혔다. 수비가 좋은 만큼 1루든 3루든 멀티로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장타를 터트리고 수비까지 된다면 바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변우혁을 띄운 이유는 포지션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 선수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3루수는 주전으로 자리잡은 류지혁과 2년차 김도영이 있다. 류지혁은 작년 첫 규정타석을 달성하며 풀타임 주전으로 발돋음했다. 수비와 주루능력을 갖춘 김도영은 타격이 터지면 당장 주전이다.
1루는 황대인과 김석환이 있다. 황대인은 작년 생애 최고의 기록 14홈런 91타점을 올린 주전이다. 올해는 20홈런-100타점 생산도 시야에 두고 있다. 김석환은 좌타 거포 유망주로 좌익수와 1루수를 병행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변우혁이 가세하면서 1루와 3루는 초격전지로 돌변했다. 변우혁이 일으킨 캠프 전쟁이 볼만해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