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페라하우스 공사비 3050억+α…돔구장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26 14: 40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주워 담을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규모의 사업이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야구팬들이 염원하는 새로운 야구장이 좀 더 번지르르하고 실용적인 구장으로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었던 사실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부산의 새로운 야구장이 비로소 가시화가 되는 분위기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 10월 연사직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 5월부터 용역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최근 롯데 구단 및 전문가 시민단체 등 자문단의 의견 청취 절차까지 마쳐서 3월께 최종 용역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1985년 10월에 준공, 올해로 38년째를 맞이하는 사직구장은 낙후된 시설, 관중 비친화적 환경 등으로 야구계에서는 신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신구장 사업은 선거철 정치인들이 선심성 공약들로만 얼룩졌고 제대로된 용역조차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처음으로 구장 부지까지 포함한 관련 용역을 실시했고 대략적인 완공 시기까지 나왔다. 부산시는 사직구장 부지에 재건축을 통해 2만1000석 규모의 개방형 구장을 짓기로 결정했고 2025년 착공을 시작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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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을 대체할 구장 문제 역시 2025년 개최되는 전국체전이 끝난 뒤 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개조해서 임시로 사용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새 야구장 부지 중 가장 접근성과 입지가 좋은 곳은 현재 사직구장 위치다.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상징성까지 더한다면 사직구장을 능가하는 부지가 있었다. 지난 2008년부터 재개발 중인 북항 부지였다.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바다와 수평선이 함께하는 야구장을 건설한다면 ‘구도’의 이미지와 결합해서 독보적인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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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북항재개발 사업 부지는 2030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 등의 국책 공약 사업 등 국제관문과 해양관광 거점 개발을 중점에 뒀다. 무엇보다 북항과 부산의 랜드마크격의 건축물로 오페라하우스를 선택했다. 
한창 떠들썩했던 신구장 논의가 잠잠해지고 표류하던 지난 2018년 5월에 착공한 오페라하우스의 현재 공정률은 약 40%를 넘어섰다. 2020년 준공 예정이었지만 건축물 핵심부 제작을 놓고 시공사와 설계사가 설계와 공법에서 대립하면서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다. 결국 준공 시기는 2025년까지 미뤄졌다.
문제는 공사비다. 당초 2115억 원 수준의 공사비는 2500억 원으로 늘어났고 최근에는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3050억까지 불어났다. 여기에 시공사와 설계사의 갈등으로 준공 시기가 늦춰지면서 공사비의 추가 증가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 공사비는 3050억 이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뒤늦은 가정이지만 이렇게 지연될 건축물이었으면, 야구팬 입장에서는 오페라하우스 대신 부산과 어울리는 새 야구장, 나아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테마파크화까지 가능한 돔구장을 건설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돔도 잦은 설계 변경 등의 논란을 빚고도 1951억 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오페라하우스보다 훨씬 적은 공사비다. 제대로 된 설계와 공사 과정이 수반된다면 오페라하우스 공사비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고척돔 이상의 화려한 돔구장을 지을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OSEN DB
최근 새로운 구장을 지은 구장들도 오페라하우스보다 더 적은 금액으로 야구장을 신축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2014년 개장)가 994억 원,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2015년 개장)가 1666억 원, 창원 NC파크(2019년 개장)는 1270억 원의 공사 비용이 들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선비용은 1579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모두 오페라하우스의 공사비보다 현저히 적은 금액이다.
롯데 그룹은 2008년 북항 재개발 사업이 시작될 당시 1000억 원의 기부를 약정했다. 이는 2017년 오페라하우스 건립기금으로 전달됐다. 이미 롯데 그룹이 북항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만큼, 북항 재개발을 주관하는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북항 부지의 소유주인 해양수산부 등과 논의만 활발했다면 돔구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방식의 테마파크 건설도 어렵지 않았다. 다만, 롯데 역시도 나름의 의지가 있었지만 적극적이지 않았고 부산시의 자세도 롯데에 많은 것을 바랐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롯데 주도의 재개발 사업이 진행될 경우 특혜 시비, 구장 건설비용을 능가하는 토지 매입비 등이 암초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고. 현재 오페라하우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 아쉬움의 크기도 커지는 게 당연하다. /jhrae@osen.co.kr
롯데 신동빈 회장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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