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에게 말하고 싶다. 내 모든 걸 줄 테니 삼성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달라고".
지난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병규(49) 삼성 수석 코치는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30)의 명예 회복을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신인왕 출신 구자욱은 지난해 9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3리 120안타 5홈런 38타점 69득점 11도루로 아쉬운 한해를 보냈다. 구자욱은 현역 시절 '적토마'라 불리며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특급 외야수로 명성을 떨쳤던 이병규 수석 코치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이병규 수석 코치님은 제가 야구를 하면서 워낙 존경하는 선배였고 같은 팀에서 함께 한 적은 없지만 한 마디씩 해주시는 부분도 있었다. 이병규 코치님과 만나 좋은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배울 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모든 걸 받아들이고 싶다. 여쭤보고 싶은 것도 많은데 이제부터 편하게 여쭤볼 수 있으니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병규 수석 코치는 "구자욱에게 말하고 싶다. 내 모든 걸 줄 테니 삼성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달라고. 줄 게 많으니까 공유 잘해서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예전에도 구자욱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구자욱이라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면서 홈런 20~30개는 때려내야 한다. 그럴 만한 능력이 충분한데 왜 못하느냐고 혼낸 적이 있다"면서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20홈런-20도루도 달성하는 등 능력은 충분하다. 구자욱이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면서 팀의 중심이라는 걸 증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구자욱은 시즌 후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자청했다. 저연차 선수 위주로 꾸려진 마무리 캠프에 프랜차이즈 스타가 참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박진만 감독도 구자욱의 강한 의지를 높이 샀고 후배들과 함께 땀 흘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곡 소리가 날 만큼 훈련 강도가 높았지만 구자욱은 힘든 내색 없이 열심히 훈련을 소화했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한 번쯤은 내게 와서 힘들다고 할 줄 알았는데 훈련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했다"면서 "구자욱의 마음가짐이 참 좋다. 레귤러 멤버가 이곳에 와서 그렇게 하는데 후배들도 열심히 보고 배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병규 수석 코치는 "구자욱이 마무리 캠프를 자처하는 등 정말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좋은 모습이 기대된다. 구자욱이 팀의 기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다. 구자욱이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질롱 코리아 감독으로서 시즌 일정을 소화하느라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그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선수들과 최대한 가까워지고 성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방침.
이병규 수석 코치는 "삼성 선수들을 TV에서만 봤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제겐 연예인과 같은 존재다. TV에서만 봤으니까.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끝날 무렵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원팀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