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문동주(20)의 이름이 설 연휴에 화제가 됐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놓고 작심 발언한 추신수(41·SSG)가 문동주를 선발하지 않은 것에 아쉬워한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 지역 라디오 DKNET에 출연해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 어떤 성적보다 앞으로를 봤다면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며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 선수들은 왜 안 되냐”면서 문동주의 이름을 꺼냈다.
추신수는 “문동주를 예로 들면 지금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만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키움)도 마찬가지이고,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쳐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다. 그게 아쉽더라”는 견해를 밝혔다.
추신수가 열을 내며 아쉬워했지만 당사자인 문동주는 WBC 대표팀 제외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설 연휴 추신수 발언 논란이 터지기 전 문동주는 WBC 최종 엔트리 탈락과 관련해 “아쉽지 않다. (지난해) 뭐 한 것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다. (대표팀 선발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한 문동주는 1군에서 13경기(28⅔이닝)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탈삼진 36개를 기록했다. 3월 내복사근 미세 손상, 6월 중순 견갑하근 부분 파열로 두 번이나 재활하면서 장기간 결장했지만 시즌 마지막 3경기를 선발로 나서 15이닝 20탈삼진 5실점으로 특급 유망주 잠재력을 뽐냈다. 최고 158km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에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폭풍 성장세를 보였다.
WBC 대표팀 사령탑인 이강철 KT 감독도 시즌 막판 문동주의 투구를 높이 평가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내가 한화 감독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문동주는 국가대표급 투수”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WBC 예비 엔트리 성격인 50인 관심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최종 승선 여부도 관심을 모았지만 불발됐다.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 교체도 중요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은 실패로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할 대표팀 입장에선 최정예 멤버를 꾸려야 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김진욱(롯데)처럼 깜짝 발탁된 유망주 사례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WBC 대회의 무게를 감안해야 했다.
비록 이번 WBC 대표팀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2003년생 문동주는 이제 20세 약관이다. 12월생이라 만으로는 19세가 막 지났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한 문동주에게 2~3월은 몸을 만들며 서서히 빌드업해야 하는 시기다. 큰 대회에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도 좋지만 지금 당장 문동주는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훨씬 중요하다.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참가를 앞두고 개인 훈련으로 몸을 탄탄하게 만든 문동주는 “새해 목표는 건강한 것 하나밖에 없다. 저도 건강하고, 팀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년차 시즌에도 등번호 1번을 유지한 그는 “(입단식에서) 영구결번한다고 했으니 계속 써야죠”라며 웃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