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입단 테스트를 통해 현역을 연장한 재기 트리오가 나란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강철 감독 앞에서 직접 기량을 뽐낼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KT는 25일 “선수단이 2월 1일부터 3월 5일까지 33일간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라고 발표했다. 캠프에는 KT에서 5번째 시즌을 맞는 이강철 감독을 포함 코칭스태프 12명과 선수 40명 등 총 52명이 참가하며, 초반 체력, 전술 훈련을 통해 팀워크를 강화한 뒤 후반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팀, NC 다이노스와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방출 이적생 이상호(34), 조이현(28), 박선우(26)는 나란히 1군 캠프 4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022시즌 종료 후 한 동안 둥지를 잃고 방황하다가 입단테스트를 통해 KT의 일원이 된 새 얼굴이다. 이상호는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베테랑 멀티 자원이며, 조이현, 박선우는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구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호는 대구상원고-강릉영동대를 나와 2010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SK를 거쳐 다시 NC 육성선수로 힘겹게 현역을 연장했고, 2013년 대망의 1군 데뷔와 함께 자리를 잡았다. 주로 백업을 맡았지만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발을 앞세워 묵묵히 자기 몫을 해냈다. 이후 2020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팀을 옮겨 두 시즌을 뛰었고, 지난해 11월 8일 LG에서 방출된 뒤 내야 보강이 필요한 KT의 부름을 받았다.
조이현은 제주고를 나와 2014년 신인드래프트서 한화 2차 5라운드 47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시 그의 이름은 조영우. 아마추어 시절은 화려했다. 임지섭(전 LG)과 제주고 원투펀치를 맡았고, 동시에 타격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2013년 타율 4할6푼7리로 이영민 타격상을 거머쥐었다.
투수로 출발한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첫해 평균자책점 10.64의 부진을 비롯해 두 시즌 통산 7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2015년 12월 한화와 FA 계약한 정우람의 보상선수로 SK맨이 됐다. 이후 상무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전역 후 부진과 더불어 팔꿈치 부상이 찾아오며 작년 10월 7일 웨이버 공시를 당했다.
부산고 출신의 박선우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서 롯데 1차 지명된 우완 유망주였다. 당시 이름은 박종무. 실력과 출중한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1군 출전은 2021년 9월 26일 고척 키움전이 전부였다.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7년을 사실상 2군에서만 보냈고, 병역 의무 또한 현역으로 이행했다. 박선우는 지난해 어깨 부상 회복 후 퓨처스리그 22경기를 소화한 뒤 교육리그를 치르던 도중 돌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재기 트리오를 향한 KT의 기대는 높다. 비록 이전 소속팀에서는 외면을 받았지만 KT에서는 다를 것이란 시선이다. KT 내야는 심우준의 군 입대와 박경수의 노쇠화로 백업 자원이 부족하며, 불펜 자원은 다다익선이다. 필승조의 과부하를 막을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조이현, 박선우가 시장에 나타나며 곧바로 영입을 단행했다. 이강철 감독은 익산에서 세 선수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과거의 아픔을 뒤로 하고 나란히 KT에서 새 출발하게 된 방출 이적생 3인방. 이들이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수원KT위즈파크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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