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선수 답지 않게 멘탈이 좋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한 팀의 내야를 책임지는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한다. NC 다이노스 김주원(21)은 이제 자신의 롤모델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처럼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김주원은 NC가 내세울 수 있는 재능이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 받은 김주원은 신인 시즌부터 데뷔해 기회를 받았다. 방역수칙 위반 파문으로 주축 야수진이 궤멸되자 1군 데뷔 시점이 빨라졌다. 하지만 김주원의 재능을 시험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였다. 2021년 69경기 타율 2할4푼1리(166타수 40안타) 5홈런 16타점 OPS .702의 기록을 남겼다. 수비에서는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12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깜짝 데뷔였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기대를 할 법 했다.
부푼 꿈을 안고 2022년을 맞이했지만 가슴과 발목 부상이 연달아 찾아오면서 5월 중순에야 첫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96경기 타율 2할2푼3리(273타수 61안타) 10홈런 47타점 10도루 OPS .719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강인권 감독의 신뢰를 받고 주전 유격수로 낙점 받았다. 2021년보다 더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실책은 11개로 줄어들며 수비에서도 발전의 여지를 남겼다.
NC는 오프시즌 창단멤버였던 FA 노진혁을 보냈다. 롯데와 4년 50억 원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김주원이라는 확실한 대체자이자 유망주가 있었기 때문에 NC는 노진혁을 붙잡는데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또한 FA 포수 박세혁을 영입하면서 내야수 박준영이 보상선수로 이탈했다. 유망주의 이탈이었지만 이 역시도 김주원의 존재로 인해 그동안 숱한 트레이드 요청을 거부했던 박준영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노진혁의 빈자리가 김주원은 이제 확실한 주전 유격수로 거듭나야 한다.
올 겨울 최대 8년(5+3년) 14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박민우는 그동안 NC의 창단 이후 2루 자리를 책임졌고 앞으로도 책임질 선수다. 손시헌, 노진혁 등 수많은 키스톤콤비 파트너를 거쳤다. 이제는 선배들을 따라가는 입장에서 후배들을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선배의 입장이 된 박민우는 김주원의 성장세가 기특하다.
시즌 중에도 “아직 능력의 10분의 1밖에 보여주지 않았다”라면서 극찬했던 박민우는 올 시즌부터 풀타임 파트너가 될 김주원에 대해서 “지난 2년 간 뛰면서 어느 정도 적응은 분명히 했을 것 같다. 시즌을 어떻게 들어갈지 정립 됐을 것이다”라면서 “어린 선수 답지 않게 멘탈이 좋다. 작은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본인의 플레이를 한다. 흔들림이 없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어릴 때는 실책하고 흔들리며 쫓기게 되는데 그런 부분을 못봤다. 멘탈이 좋으니까 수비에서 타격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KBO리그에서 사실상 유일한 스위치히터 선수인 김주원의 롤모델은 한결같이 린도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공수겸장 스위치히터 유격수다.
스위치히터에 포지션, 마른 체구지만 장타력을 갖춘 것 모두 린도어와 꼭 닮았다. ‘한국의 린도어’를 향한 김주원의 본격적인 첫 걸음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