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대한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뜨겁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에 출연해 오는 3월 개최되는 WBC 한국 대표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일본 같은 경우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라고 말한 추신수는 “우리는 김현수(LG)를 비롯해서 베테랑이 많다. 물론 나갈 실력이 된다. 하지만 나라면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을 것 같다.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이 또 있다고 기사가 나온다”라고 베테랑 위주로 꾸려진 대표팀 엔트리를 아쉬워했다.
추신수는 “내가 경험을 해보니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은 왜 안되는가. 어린 나이부터 WBC 같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문동주가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만큼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그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기회를 만드는 것도 한국야구가 해야할 일이다”라며 한국 대표팀이 어린 선수들을 더 뽑았어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안우진에 대해 추신수는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하지만 제3자로서 들리고 보이는 것만 보면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잘 될 수 있는 선수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있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도 국가대표로 나갈 수가 없다.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라며 안우진을 뽑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지난 4일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며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상징적 의미,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선발했다”라고 안우진을 뽑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단순히 야구 실력이 아닌 다른 요소들을 함께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많은 야구팬들은 추신수의 발언 이후 오히려 추신수를 비판했다. 안우진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과거 학교폭력으로 인해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너무 신경쓰지 못한 발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최고의 전력을 꾸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더구나 발언 시점도 좋지 않았다. 이미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됐고 선발된 선수들은 WBC를 염두에 두고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지금 시점에서 대표팀 엔트리를 변경하는 현실적으로 것은 쉽지 않다. 이제 와서 추신수의 한마디에 국가대표를 새로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약 추신수가 진심으로 대표팀에 대해 조언하고 싶었다면 대표팀 엔트리 발표 이전에 이러한 점들을 지적했어야 했다. 하지만 뒤늦게 소신발언을 하면서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 대회 시작도 전부터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번 대표팀에는 김광현, 양현종, 김현수, 양의지(두산), 이지영(키움), 나성범(KIA), 이용찬(NC) 등 베테랑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하지만 동시에 이정후, 김혜성(이상 키움),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이상 LG), 이의리(KIA),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등 젊은 선수 역시 적지 않다.
모두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이다. 2009년 준우승 이후 14년 만에 본선 1라운드 통과를 노리는 한국 대표팀이 지금의 논란을 이겨내고 일본 도쿄에서 좋은 소식을 가져올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