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1·SSG 랜더스)가 9년 전 FA 시장에서 뉴욕 양키스 대신 텍사스 레인저스를 선택한 비화를 밝혔다.
추신수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DKNET에 출연, 메이저리그 시절 몸담은 4개 팀들을 돌아봤다.
지난 2000년 8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미국에 건너간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06년 7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2012년 12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뒤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이적하며 2020년까지 총 16년을 뛰었다.
부산고 3학년 때 시애틀에 스카우트된 추신수는 “시애틀은 미국으로 올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이다. 그때 롯데 자이언츠에 1차 지명됐는데 그걸 거부하고 미국으로 갔다. 그때는 투수로 간 줄 알았다”고 떠올린 추신수는 타자로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 .824로 활약했다.
시애틀에서 데뷔 후 1년 만에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추신수는 이곳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거듭났다. 그는 “클리블랜드는 풀타임 메이저리그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 팀이다”며 “신시내티는 6년간 클리블랜드에서 갖지 못한 출루라는 값어치를 올릴 수 있었던 팀이다. 클리블랜드에 있을 때도 출루, 출루라고 하긴 했지만 중점을 두진 않았다. 신시내티에서 처음 (고정으로) 1번타자를 맡았고, 어떻게 보면 그때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에서 두 번이나 20-20 클럽에 가입하며 호타준족으로 활약한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에서 개인 최고 출루율(.423)을 기록하며 FA 가치를 높였다. 이를 발판 삼아 시즌 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로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액 계약을 따냈다. 당시 뉴욕 양키스도 7년 1억4000만 달러로 더 큰 금액을 제시했지만 추신수의 선택은 텍사스였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양키스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FA가 됐을 때 어디에 가고 싶은지 에이전트와 10개의 팀을 고른다. 첫 번째가 텍사스였다. 두 번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고, 세 번째가 시애틀이었다”며 “뉴욕 양키스는 처음부터 내 리스트에 없었다. 양키스에서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오랫동안 야구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한국 교민 분들이 어느 정도 계시면서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곳을 원했다. 아이들의 학군도 생각했었다”고 가족들의 생활 환경에 있어 안정적인 텍사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2020년까지 7년을 텍사스에서 뛰었다. 부상으로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2018년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계약 기간 7년을 채웠다. 2021년부터 KBO리그 SSG에서 뛰고 있지만 가족들과 집은 여전히 텍사스에 있다. 추신수는 “텍사스에 살면서 미국이 내 집 같다는 표현을 하게 됐다. 이전에는 약간 이방인이었다면 텍사스에선 한국 분들도 많이 계시고, 마음이나 생활이 편하다”고 텍사스 지역에 애정을 드러냈다.
텍사스 팀에 대한 애정도 크다. 추신수는 “레인저스는 한국에 가서도 매번 팔로우했다. 항상 기사를 보고, 성적이 어떤지 보고 있다. 그만큼 내게 좋은 기회를 주고, 혜택을 줬던 팀이다. 제일 오래 뛰기도 했고, 애착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제이콥 디그롬, 네이선 이볼디 등 좋은 투수들을 데려온 만큼 올해 (좋은 성적 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응원했다. /waw@osen.co.kr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