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베테랑 내야수 저스틴 터너(39)가 LA 다저스와 재계약 불발에 못내 아쉬워하면서도 말을 아꼈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터너가 다저스와 재계약을 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가 2023년 연봉 1600만 달러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서 FA가 된 터너는 보스턴과 1년 보장 1500만 달러, 2년 최대 2170만 달러에 계약하며 9년간 몸담은 팀을 떠났다.
다저스가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때만 해도 터너는 연봉을 낮춰 재결합을 기대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에서 이견을 보였고, 다저스는 보스턴에서 FA로 풀린 베테랑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36)와 1년 1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터너에겐 사실상 결별 통보였고, 그 다음날 오후 보스턴 이적을 결정했다.
터너는 지난 23일 자선 행사를 통해 보스턴 선수가 된 뒤 처음 LA 지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도 꽤 낯설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FA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들어봤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며 다저스와 재계약 불발에 내심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터너는 “LA에서 다저스 선수로 살았던 9년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 그 시간은 달라지지 않는다. (FA 때로)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9년간 다저스에서 이룬 것을 조금도 더럽히고 싶지 않다. 일어날 수 있었던 일, 일어나야 했을 일, 일어나지 말아야 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저스와 함께한 9년의 시간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터너는 뉴욕 메츠를 거쳐 2014년 다저스와 인연을 맺었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마이너리그 계약이었지만 다저스에서 주전 3루수로 거듭난 터너는 전성기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 9년간 1075경기 타율 2할9푼6리 1088안타 156홈런 574타점 OPS .865로 활약하며 두 번의 FA 다년 계약도 체결했다.
실력뿐만 아니라 남다른 리더십으로 다저스 클럽하우스를 이끌어 동료들의 신임이 두터웠다. 지속적인 봉사 활동으로 지역 사회의 지지도 받았다. 이제는 보스턴 선수이지만 새해에도 아내 코트니와 함께 설립한 자선 재단 활동을 LA에서 이어갔다. 자선 재단 모금 행사가 열린 이날 LA 에코파크에는 터너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대거 참석해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터너도 마지막으로 다저스 팬들과 함께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올해 다저스와 보스턴 경기는 오는 8월26~28일 펜웨이파크에서 예정돼 있다. 터너의 다저스타디움 방문은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