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석(1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심준석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했다.
심준석은 지난 16일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계약금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75만 달러(약 9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 고교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심준석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 없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심준석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이미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작년 3월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심준석은 작년 9월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의 국제 유망주 랭킹 10위(투수 2위)에 오르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심준석은 최고 100마일(161km), 평균 94~96마일(151~154km)의 강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비롯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구종을 잘 활용한다”라며 “10대 초반부터 빠른 공을 던지고, 침착하게 투구하는 걸 보면 박찬호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라고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심준석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리는 입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심준석과의 일문일답이다.
-미국 출국을 앞둔 소감
가게 된 건 너무 좋은 일이다. 간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공항에 와보니 설레면서도 긴장된다.
-계약 발표 후 현지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연락이 많이 왔는데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진 않았다. 자만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해서 작년의 아쉬움을 털고 싶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피츠버그를 택한 이유는
피츠버그는 너무 좋은 팀이다. 구단 관계자분들께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셨다. 피츠버그의 시스템이과 훈련 방식도 좋고, 날 많이 챙겨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을 받았다. 아직 어떤 리그에서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팀 훈련하면서 잘 보여주면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영어공부 등 야구 외적인 준비도 했나
일단 다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서 운동에 전념했다. 영어는 현지에 가서 소통하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향상될 것 같다. 영어공부도 조금씩 했다.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미국에 있는 한국 선배들이 조언해준 부분이 있나
먼저 미국에 간 조원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형과 연락을 되게 자주 한다. 미국의 운동스타일과 멘탈관리 방법, 훈련 이후의 생활 등 사소한 걸 많이 물어봤다. 다른 선배들은 친분이 없어서 그런 건 딱히 없었다. 내가 가서 궁금한 걸 여쭤보면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것 같다.
-계약금이 정확히 발표되지 않았는데 만족도는
구단이 일부러 숨기려고 한 게 아니다. 팀에서 그렇게 해주신 거라 딱히 생각은 안 하고 있다. 계약금은 만족한다. 남들이 보기에 되게 적은 금액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돈이야 열심히 해서 올라가서 모으면 된다.
-기대되는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을 한 가지씩 꼽아달라
현지 날씨와 훈련 시스템이 좋아서 빨리 훈련하고 싶다. 우려되는 건 언어 소통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빨리 가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소통을 잘하고 싶다. 좋은 결과를 내고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
-한국을 이렇게 오래 떠나는 게 처음일 텐데
집 떠나서 힘들긴 할 것이다. 친구들도 많이 못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딱히 크게 걱정되는 건 없다. 오히려 주위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훈련에 전념할 수 있다. 자신감이 없었으면 도전도 안 했을 것이다. 가서 열심히 해서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부모님과 나눈 이야기는
가서 아프지 말고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날 믿는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이런 큰 도전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본인을 향한 현지의 높은 기대치를 실감하나
날 되게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캠프에 가게 되면 할 수 있는 100%를 다 써서 최대치를 보여드리겠다. 박찬호 선배님과 비교된 분석은 너무 과분하다. 아직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날 그만큼 높게 봐주시는 거라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심준석 선수의 성공을 바라는 국내 야구팬들을 향해 한마디 해달라
미국 가고 싶다는 꿈 하나 때문에 가는 게 아니다. 잘할 자신이 있고 올라갈 자신도 있다. 그래서 도전을 하는 거니 따가운 시선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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