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41)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4)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나서야한다고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다.
추신수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에 출연해 “내가 경험해보니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어린 나이부터 WBC 같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다. 안우진 같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한국야구가 해야 할 일이다”라며 오는 3월 개최되는 WBC 한국 대표팀에 안우진이 발탁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다. 224탈삼진을 달성하며 KBO리그 단일시즌 최다탈삼진 2위에 올랐고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하지만 KBO는 안우진을 오는 3월 개최되는 WBC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았다. 안우진이 휘문고 재학 시절 학교폭력으로 인해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가 참가하는 국제대회 참가 자격이 영구히 박탈됐기 때문이다.
WBC는 KBO가 주체가 되어 참가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규정상 안우진이 국가대표로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KBO는 안우진의 징계 이력을 고려해 안우진을 선발하지 않았다.
추신수는 “안우진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도 “제3자로서 들리고 보이는 것만 보면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박찬호 선배님 다음으로 잘 될 수 있는 선수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어릴 때 잘못을 저질렀지만 지금은 뉘우치고 있고 출장정지 징계도 받았다. 그런데도 국가대표로 나갈 수가 없다. 할 말은 정말 많다”라고 안우진을 국가대표로 뽑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안우진을 감싸주기 보다는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라며 이미 징계를 모두 소화한 안우진에 대한 대우가 과하다는 점을 지적한 추신수는 “많은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이가 많다고 선배가 아니다. 이렇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후배가 있으면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후배들이 잘못된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바꾸려고 해야하는데 지켜만 본다. 그게 아쉽다”라며 야구계가 안우진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추신수의 발언에도 여론은 여전히 분분하다. 아직까지는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선수가 국가대표로 나가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강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안우진의 국가대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WBC 규정상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곧바로 대체 선수를 발탁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최지만(피츠버그)이 아직 소속팀의 참가 허락을 받지 못해 대표팀 합류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체선수로 안우진이 합류할 수도 있다. 다만 최지만은 야수이기 때문에 투수인 안우진이 최지만의 대체선수로 들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표팀 엔트리 발표 이전까지 국가대표의 꿈을 내비쳤던 안우진도 이제는 어느정도 결과를 받아들인 모습이다. 안우진은 엔트리 발표 이후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해 자신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미 끝난 일이 다시 거론되는 것은 안우진에게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추신수는 아쉬움을 표했지만 WBC 한국 대표팀 엔트리는 이미 결정됐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오는 3월 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일전을 치르며 8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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