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스펜서 스트라이더(25)가 등번호를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과 같은 99번으로 변경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이제 스트라이더의 등번호가 99번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애틀랜타 팬들은 스트라이더의 홈경기 음악으로 ‘와일드 씽’을 사용하며 더 열광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트라이더는 지난 시즌 31경기(131⅔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상 2위에 올랐다. 최고 시속 102.4마일(164.8km)에 달하는 강속구와 독특한 콧수염으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스트라이더는 애틀랜타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등번호 99번은 메이저리그를 다룬 1989년 유명 영화인 ‘메이저리그’의 등장인물 ‘릭 본’이 사용하는 등번호다. 영화에서 릭 본은 스트라이더와 마찬가지로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등장한다. 스트라이더는 “메이저리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그리고 나는 릭 본을 좋아한다. 나는 와일드 씽(릭 본의 별명)과 나 사이에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라고 99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스트라이더는 고등학교 시절 등번호 28번을 사용했다. 하지만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스트라이더가 “아마 대학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일 것”이라고 평한 세스 비어(애리조나)가 28번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29번을 달았다.
애틀랜타에 와서는 다시 등번호를 바꿔야 했다. 29번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애틀랜타의 전설적인 투수 존 스몰츠가 사용한 등번호로 영구결번이 되었기 때문이다. 28번은 맷 올슨이 사용했다. 그래서 스트라이더는 65번을 택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에는 99번을 사용하기로 했다.
등번호 99번이 직구 평균 구속과 같기 때문에 선택했는지 묻는 질문에 스트라이더는 “구속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내 직구 평균 구속은 98.2마일(158.0km)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99번은 선수들이 등번호로 선호하는 숫자는 아니다. 99번을 등번호로 사용한 투수 중에서는 류현진이 가장 유명하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99번을 달고 활약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99번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시즌(9시즌) 동안 99번을 사용한 선수이기도 하다.
현재 누적 기록을 보면 아직까지는 스트라이더를 류현진과 비교 하기는 어렵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부진한 시즌을 보냈고 올 시즌에도 토미 존 수술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지만 통산 175경기(1003⅓이닝) 75승 45패 평균자책점 3.27으로 빼어난 성적을 이미 쌓았기 때문이다. 스트라이더가 류현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현재 99번을 사용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최고의 선수는 단연 애런 저지(양키스)다. 지난 시즌 62홈런을 터뜨리며 아메리칸리그 최다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저지는 2016년 빅리그 데뷔했을 때부터 등번호로 99번을 사용했다. 지난해까지 7시즌 동안 99번을 달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