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인 김영덕 전 감독이 지난 21일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전 감독과 인연이 깊은 두산과 한화 구단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지난 1936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출신인 김 전 감독은 1956~1963년 일본프로야구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에서 우완 투수로 활약했다. 1959년 일본시리즈 우승도 경험한 김 전 감독은 1964년 한국으로 넘어와 1969년까지 대한해운공사, 크라운맥주, 한일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1970년 한일은행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김 전 감독은 장충고, 북일고 감독을 거쳐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OB(현 두산) 초대 감독을 맡아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983년까지 OB를 이끈 뒤 1984~1986년 삼성, 1988~1993년 빙그레(현 한화)를 지휘했다.
KBO리그 11시즌 통산 1207경기에서 707승480패20무 승률 5할9푼6리를 기록했다. 원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1985년 삼성에서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을 달성했지만 삼성(1984·1986년), 빙그레(1988~1989, 1991~1992)에서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6회로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은 비운의 명장이기도 했다.
빙그레에서 물러난 김 전 감독은 1997~1998년 LG 2군 감독을 끝으로 현장 지도자 활동을 마감했다. 이후 야구 원로로 후배들과 제자들을 지켜본 김 전 감독은 2011년 두산의 원년 우승 멤버 반지 전달식에 참석했고, 2012년 대전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2018년 한화의 대전 홈 개막전 때도 시구자로 나서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2020년 5월에는 한화 선수들에게 과일 주스를 선물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두산과 한화 구단도 SNS를 통해 김 전 감독을 기렸다. 두산은 ‘김영덕 베어스 초대 감독이 87세를 일기로 21일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프로 출범 첫 해인 1982년 베어스 지휘봉을 잡아 원년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삼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한화도 ‘김영덕 전 감독이 향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김영덕 감독은 팀을 이끈 6시즌(1998~1993) 동안 4차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내며 이글스를 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주인공입니다’라며 ‘많은 야구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한 김영덕 전 감독은 은퇴 후에도 대전구장을 찾아 시구자로 나서며 한화 이글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삼성 선수 시절 김 전 감독과 함께한 이만수 전 SK 감독도 자신의 SNS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독님과의 추억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에게 가르쳐준 수많은 야구 철학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적으며 생전 김 전 감독의 사진도 3장 올렸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