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까지 갖춘 이 남자, 부족한 구석이 없어 보인다.
메이저리그를 접수한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에서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고 말했다. WBC 미국대표팀 주장을 맡은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31·에인절스)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MLB.com’ 등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오타니와 나눈 이야기를 밝혔다.
트라웃은 “지난해부터 오타니와 WBC에서 대결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오타니가 “난 일본의 베스트 플레이어가 아니다”고 말한 일화도 공개했다. 트라웃은 “오타니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있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도 “일본은 전력이 좋고, 싸우는 방법도 안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2006년, 2009년 WBC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야구 강국이다. 이번 WBC 대표팀에는 오타니를 비롯해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마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현재 일본 최고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퍼펙트 게임의 164km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일본인 한 시즌 최다 56홈런의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등도 합류했다.
지난 2018년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온 뒤 5년간 동료로 함께한 트라웃은 WBC에선 적으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투수 오타니의 공을 타자 트라웃이 상대할 수 있다. 미국은 C조, 일본은 B조에 속해 두 팀의 대결은 준결승이나 결승에서 가능하다. 우승 후보 팀들이라 맞대결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
트라웃은 “항상 맨앞(중견수)에서 오타니의 투구를 봤다. 거침없이 던진다. 모든 타자들이 그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오타니는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으로 일본전에서 맞붙으면 즐거울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트라웃은 지난 2017년 WBC에선 시즌 준비를 이유로 불참했지만 이번에는 일찌감치 주장으로 참가를 선언했다. 트라웃 이후 클레이튼 커쇼, 무키 베츠(이상 LA 다저스), 폴 골드슈미트, 놀란 아레나도(이상 세인트루이스), J.T. 리얼무토, 트레이 터너(이상 필라델피아),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내로라하는 특급 선수들이 연이어 합류했다.
트라웃은 “2017년 미국 대표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WBC 불참을 후회했다. 이번에는 꼭 대표팀 일원이 되고 싶었다”며 “우승하기 위해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우승 아니면 실패”라고 의지를 보였다. 야구 종주국 미국은 2006년 8위, 2009년 4위, 2013년 6위에 그쳤지만 2017년 WBC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