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트레이드 파트너로 꼽힌 마이애미 말린스 투수 파블로 로페즈(27)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타격왕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26)를 받았다.
마이애미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지난해 10승을 기록한 선발투수 로레즈와 함께 마이너리그 내야수 호세 살라스(20), 외야수 바이런 추리오(18)를 미네소타에 보내며 지난해 AL 타격왕 아라에즈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타율 1위 타자가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된 것은 로드 커류 이후 처음. 커류는 지난 1978년 미네소타에서 AL 타율 1위(.333)에 오른 뒤 이듬해 2월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다. 그로부터 44년 만에 현역 타격왕 트레이드가 미네소타에서 나왔다.
선발투수 자원이 풍부한 마이애미는 FA까지 2년 남은 로페즈를 일찌감치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샌디에이고가 로페즈에게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레이드 카드로 내야수 김하성이 현지 언론에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김하성이 아니라 아라에즈를 영입했다. FA까지 3년 남은 아라에즈는 상호 옵션을 빼면 2년 남은 김하성보다 1년 더 길게 쓸 수 있다. 타격에 특화된 선수라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마이애미에 더 어울린다. 마이애미는 아라에즈를 2루수로 쓸 계획. 기존 주전 2루수인 올스타 재즈 치좀 주니어를 중견수로 포지션 이동한다.
베네수엘라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 아라에즈는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4년간 통산 389경기 타율 3할1푼4리 444안타 14홈런 132타점 OPS .784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44경기 타율 3할1푼6리 8홈런 49타점 OPS .785로 활약, AL 타율 1위로 이 부문 2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311)의 타격 3관왕을 저지했다.
나이도 비교적 젊고, FA까지 3시즌이나 더 남은 아라에즈를 미네소타는 왜 포기했을까.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미네소타는 브룩스 리, 로이스 루이스, 오스틴 마틴, 에두아르드 줄리엔 등 내야 유망주들의 메이저리그 데뷔가 임박한 상황에서 선수 생활 내내 부상에 시달린 아라에즈의 내구성을 염려했다.
아라에즈는 지난해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고, OPS가 전반기 .856에서 후반기 .715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어깨와 무릎을 다쳐 41경기를 빠졌고, 2020년 코로나 단축 시즌 때도 무릎을 다쳐 28경기를 결장했다. 마이너 시절이었던 2017년에도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3경기 만에 시즌 아웃된 바 있다.
부상 문제로 수비 활용폭도 제한됐다. 지난해 144경기 중 48경기만 2루수(41경기), 3루수(7경기)로 뛰었다. 1루수로 가장 많은 65경기를 출장했다. 디애슬레틱은 ‘아라에즈가 1루에 잘 적응하며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가 됐지만 미네소타는 5피트 10인치(178cm) 작은 키로 아라에즈가 1루에서 장기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데릭 팔비 미네소타 사장은 “로페즈가 우리 팀에 가져다주는 것만큼 영향력 있는 것을 얻으려면 그만한 것을 내줘야 한다”며 아라에즈를 트레이드한 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아라에즈는 “마이애미에는 나처럼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젊은 (중남미) 선수들이 많다. 마이애미의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팬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주고 싶다. 더 많이 이기기 위해 그곳으로 간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