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 트레이드였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태진(27)이 연봉을 끌어올렸다. 2022시즌 1억 원에서 2000만 원이 증가했다. 20% 인상율이다. 3억5000만 원이 오른 이정후(11억 원), 2억 원이 오른 안우진(3억5000만 원)처럼 수 억을 올린 것은 아니었지만 소중한 연봉인상이다.
김태진은 KIA 시절이었던 2021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85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뛰었다. 류지혁과 3루를 분점하면서 414타석을 소화하며 2할7푼6의 성적을 올렸다.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도약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22시즌 자리가 애매해졌다. 슈퍼루키 김도영이 입단하면서 3루 경쟁대열에서 빠졌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 보름동안 자리를 지켰으나 겨우 4타석에 들어섰을 뿐이었다. 백업경쟁에서도 밀렸다
허리부상까지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다시 기약할 수 없는 백업요원의 길이었다. 순간 빛이 찾아왔다. 포수 박동원의 반대급부로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때부터 독기가 살아났다. 5월 타율 3할8리를 기록하며 이용규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방망이를 짧게 쥐고 타석에서 끈질긴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이 이용규스러웠다. 활약도 잠시였다. 주루도중 우측 발목 인대부상으로 입고 강제로 전반기를 조기마감했다. 후반기에 복귀해 2할5푼6리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다. 2022 커리어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을무대에서 펄펄날았다. KT와 준플레이오프는 10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4타수5안타(.357)의 우등성적을 올리며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SS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1타수 7안타(.333) 4타점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키움 이적후 70경기 272타석 타율 2할7푼2리, 20타점, 35득점을 기록했다. 평범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구단은 연봉 인상요인을 인정해 20%를 올려주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포스트시즌 활약을 평가해준 것으로 보인다.
만일 KIA에 있었다면 출전경기가 대폭 줄었을 것이다. 당연히 연봉인상이 아닌 삭감될 수 밖에 없었다. 팀내 구도상 트레이드는 피하기 힘들었던 측면도 있었다. 키움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근성있는 플레이로 존재감을 보였다. 당당히 트레이드의 모범사례로 뽑힐만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