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오지환(33·LG)이 비 FA 다년 계약 물결에 합류했다. LG는 지난 19일 오지환과 구단 최초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내용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계약 기간 6년에 총액 124억 원(보장액 100억 원, 옵션 24억 원)이다.
구단 측은 "오지환은 원클럽맨으로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국가대표 유격수로서 기록뿐만 아니라 라커와 덕아웃에서도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이다. 이번 다년 계약을 통해 심리적으로 보다 더 안정적인 상황에서 시즌에 집중해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2019년 12월 LG와 4년 총액 40억 원의 조건에 첫 FA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오지환은 계약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FA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두고 역대급 잭팟을 터뜨리는 기쁨을 맛봤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37)도 오지환과 비슷한 케이스다. 해마다 꾸준한 성적을 거뒀으나 첫 FA 자격을 얻을 당시 시장 상황이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제 가치만큼 대우받지 못했다. 4년 최대 총액 34억 원.
"당시 시장 상황이 달랐을 뿐이고 저도 사람이기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두 번째 FA 계약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 제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준우에게 첫 FA 계약에 대한 아쉬움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전준우는 2008년 프로 데뷔 후 줄곧 롯데에서만 뛰었다.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구단 안팎에서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타고난 체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몸과 마음 모두 20대 선수 못지않다.
그는 "나이만 가장 많을 뿐 몸과 마음 모두 20대다. 나이를 먹을수록 운동을 더 많이 한다. 20대 시절보다 더 열심히 한다. 그래야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순간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은퇴할 때까지 그게 안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전준우 또한 롯데가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다. 오지환의 사례처럼 비 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오지환과 비슷한 수준의 계약은 아니더라도 첫 계약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는 합당한 대우가 필요해 보인다.
롯데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스타를 타 구단으로 떠나보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이대호는 "내가 롯데를 사랑하지만 그런 점은 너무 아쉽다. 롯데에서 고생했던 좋은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롯데 선배로서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 선수들이 계속 롯데에 남아있었다면 롯데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어 "투자를 하는 것은 좋지만 FA 선수들 뿐만 아니라 롯데에서 고생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대우를 해줘서 '사랑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롯데는 올 겨울 과감한 투자로 전력 보강을 꾀했다.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했듯 전준우에게도 비 FA 장기 계약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