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여러 선수들이 LA 다저스를 떠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존재감이 큰 선수는 역시 저스틴 터너(39)였다. 지난 2014년 마이너 계약으로 다저스에 온 터너는 이곳에서 야구 인생을 꽃피웠다. 9년간 다저스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정신적 지주 역할도 했다.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다저스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 리더가 터너였다. 개성 강한 스타 선수들이 다수 보유한 빅마켓 팀은 팀 케미스트리가 항상 문제인데 터너가 중심이 된 이후 다저스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없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끈끈한 관계를 구축했다. 나아가 꾸준한 자선 활동을 펼쳐 지역 사회로부터도 든든한 지지를 받았다.
그랬던 터너가 이제 다저스에 없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가 16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하면서 FA로 풀린 터너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1+1년 보장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이적했다. 다저스는 터너가 떠난 3루 자리에 유망주 미겔 바르가스를 내세워 세대 교체에 나선다.
어느새 만 39세가 된 터너는 지난해 에이징 커브 조짐을 보였다. 전력적인 가치는 예전 같지 않지만 선수단 내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다저스 거포 내야수 맥스 먼시도 지난 18일 ‘다저스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터너의 빈자리를 걱정했다.
먼시는 “터너가 빠진 건 우리 팀에 타격이 크다. 정말 힘든 일이다. 그는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모든 것을 관리했다.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소한 것까지, 팀에 미친 영향력이 워낙 컸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 클럽하우스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말하는데 그 대부분이 터너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만큼 누군가 이 자리를 메워야 한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최근 몇 년간 FA로 다저스에 합류한 스타 선수들이 있지만 내외야 슈퍼 유틸리티인 크리스 테일러(33)가 대체제로 꼽혔다.
미국 ‘클러치포인트’는 ‘테일러는 다저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일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의 존경받는 멤버이기도 하다. 프리먼, 베츠 같은 스타 선수들도 최근 테일러의 자선 골프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2016년부터 다저스와 함께해왔다’며 지난 2016년 6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트레이드로 넘어와 8년째 다저스에서 몸담게 된 테일러는 제2의 터너로 기대했다. 다저스 야수 중 테일러보다 팀에 오래 몸담은 선수는 백업 포수 오스틴 반스(9년)가 유일하다.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연봉 총액 4100만 달러 계약이 남은 테일러는 다저스의 사치세 절감 차원에서 이번 오프시즌 트레이드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먼시는 “터너가 빠져 타격을 입은 우리 클럽하우스에 테일러를 트레이드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테일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왼발 골절 부상 여파로 118경기 타율 2할2푼1리 89안타 10홈런 43타점 OPS .677에 그친 테일러이지만 터너가 떠난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새로운 중심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