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가 나란히 적지 않은 체중을 감량했다. 부산 경남고 출신 잠수함 듀오가 한 팀에서 뭉쳤고 동시에 선발진에 도전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 했다. 한현희(30)와 서준원(23)를 향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17일 FA 투수 한현희를 영입했다. 한현희와 3+1년 최대 4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억 원, 연봉 15억 원, 인센티브 22억 원으로 보장액 보다 인센티브가 더 많은 계약조건을 내세웠고 한현희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첫 3시즌 동안 인센티브 조건들을 달성하게 되면 2026년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갖고 있는 재능에 비해 워크에씩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고 최근 성적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A등급 FA 선수로 보상규모가 컸기에 관심은 적었다. 하지만 롯데는 한현희의 올 겨울 노력과 달라진 마음가짐에 베팅했다. 당장 결혼을 했고 9kg 감량을 하면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현희는 통산 416경기(116선발) 68승 43패 8세이브 105홀드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거뒀다. 특급 셋업맨으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 하기도 했고 선발로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투수로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한 재능이다. 당장 어떤 보직에 놓더라도 제 몫은 해줄 수 있다. 일단 한현희는 선발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현희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경쟁 대열에는 경남고 잠수함 후배인 서준원도 포함되어 있다. 서준원도 지난해부터 독하게 마음을 먹고 과거의 특급 유망주 시절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준원이 의지를 다진 시작점도 다이어트였고 13kg 이상을 감량했다.
지난해 연말, 마무리캠프부터 달라졌던 서준원은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내뿜고 있다. 지난 17일 질롱 코리아에서의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점) 역투를 펼치며 질롱에서 경험을 마무리 했다. 경쾌해진 투구폼, 체인지업 활용, 자신감 회복 등 여러 면에서 유의미한 겨울 연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서준원 역시도 잠재적인 선발 후보군으로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한현희와 서준원 모두 경남고를 이끈 고속 잠수함 투수였다. 7년의 터울이 나지만 그 당시 경남고 에이스였던 것은 공통점이다. 한현희를 롤모델로 삼으면서 서준원은 성장했고 이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박세웅, 이인복, 나균안 등 지난해 선발 역할을 했던 선수들에 한현희, 서준원, 김진욱, 이민석까지 선발진 경쟁 대열에 합류할 전망. 감량하며 의지까지 달라진 경남고 잠수함 듀오의 영향력은 선발진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