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한국의 우승 도전을 좌절시켰던 이치로 스즈키(50)가 울고 싶을 정도로 위험했던 마지막 타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본매체 주니치신문은 지난 18일 “이치로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의 질문과 고민을 상담했다”라고 전했다. 이치로는 상담 과정에서 2009년 WBC 결승전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치로는 일본 최고의 야구선수로 꼽힌다.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통산 2653경기 타율 3할1푼1리(9934타수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 OPS .757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3000안타를 달성했다. 미일 통산으로는 4367안타를 기록했다.
한국야구팬들에게 이치로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2009년 WBC 결승전에서 첫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 대표팀을 막아낸 선수가 이치로이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9회말 이범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극적으로 5-5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10회초 이치로에게 2타점 결승타를 허용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9년 우승은 일본의 마지막 WBC 우승으로 남아있다.
이치로는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최근 회사에서 별다른 연이 없는 영업소로 이동하게 됐다. 업무 내용도 바뀌어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어렵다.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내가 있는 반면 회사 좋을대로 쓰이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내가 있다. 이치로씨는 일로서 야구를 마주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을 대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라고 말한 이치로는 “나중에 생각하면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을 때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미래에 자신은 그 때가 기회였다는 생각을 해줄테니 지금의 나는 버텨주었으면 한다. 열심히 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결국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2009년 WBC 결승전 마지막 타석을 예로 들었다. 이치로는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제2회 WBC 결승전 마지막 타석은 엄청난 위기였다. 울고 싶을 정도의 위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그러한 결과를 낸 것은 아마 위기를 피하지 않고 마주해 온 덕분이라고 믿는다. 계속 도망만 갔다면 그런 장면도 오지 않는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남의 힘이 아닌 자신이다”라며 위기를 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