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전부 쓰러지고 있어요. 토할 정도로…”
한화 포수 최재훈(34)이 하나둘씩 데리고 시작한 훈련 인원이 어느새 10명으로 늘었다. 인원이 추가될수록 운동 강도도 세졌다. 그야말로 악 소리가 난다.
최재훈을 비롯해 한화 선수 10명은 비활동 기간 대전의 한 퍼스널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훈련 중이다. 최재훈과 몇몇 한화 선수들이 시즌마다 다니는 센터인데 올 겨울에는 투수 류희운, 정이황, 김기중, 김규연, 내야수 오선진, 이성곤, 정은원, 외야수 장운호, 이원석 등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들이 다 같이 땀을 흘리고 있다.
인천 집에서 개인 훈련하던 정은원과 호주 질롱 코리아를 다녀온 정이황, 이원석이 1월부터 합류하면서 10명이 됐다. 오전에는 대전 야구장에서 기술 훈련을 한 뒤 오후에 센터로 넘어가 강도 높은 체력 운동으로 몸을 단련한다.
최재훈은 “야구장에 나온 후배들을 1명씩 센터에 데려가다 보니 어느새 10명이 됐다. 혼자 운동하면 조금만 힘들어도 쉬거나 타협하게 된다. 옆에서 봐줄 사람들이 있으면 빡세게 제대로 할 수 있다. 전부 쓰러지고 토할 정도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체력 후기술’이라고 한다. 비시즌에 미리 몸을 만들어야 한 시즌을 거뜬하게 보낼 기초 체력이 생기고, 나아가 기술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센터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포지션 특성에 맞춰 훈련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짰다. 주 6일 훈련으로 목요일, 금요일은 러닝 데이다. 투수들은 장거리 러닝으로 하체 힘을 기르고, 야수들은 단거리를 빠르게 달리면서 순발력을 키운다. 나머지 요일에는 각종 웨이트 트레이닝 및 다양한 맨몸 운동으로 근력과 근지구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중량 웨이트에 자신 있다던 후배 선수들도 혀를 내두른다. “이런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 내 힘이 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약골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최재훈은 “후배들이 운동을 안 한 게 아니라 한계치까지 해보지 않아 그런 것이다. 체력 훈련도, 웨이트 무게도, 맨몸 운동도 최대치로 한다. 처음에는 전부 힘들어서 쓰러지고 화장실 가서 토할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따라오면서 점점 좋아지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멤버 중에는 고참들도 있지만 대부분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이다. 후배들은 최재훈의 도움으로 운동 비용도 들지 않는다. 최재훈은 “전부터 함께한 트레이너께서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 열정적으로 도와주시고 있다. 내가 쓰는 건 운동 끝나고 하는 사우나와 밥 먹는 비용 정도”라며 “올해가 우리 팀과 어린 선수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시기다. 이렇게 해서 잘되면 좋지만 잘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결과를 떠나 지금부터 꾸준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몸에 익혀 앞으로 선수 생활에 계속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