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도 바꿨고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사령탑이 중용의 뜻을 내비쳤다. NC 다이노스 심창민(30)이 부활을 준비한다.
NC 다이노스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포수 김태군을 내주고 잠수함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받아왔다.
NC는 2021년 시즌이 끝나고 김진성, 임창민 등 NC의 개국공신이자 우승 주역이었던 베테랑 불펜 투수들을 방출했다. 또한 2019~2020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했던 사이드암 박진우까지 내보냈다.
대신 김진성, 임창민, 박진우 등이 나가면서 헐거워진 불펜진을 좀 더 젊고 역동적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심창민을 데려왔다.
그러나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주전에 가까운 백업 포수였던 김태군이라는 만만치 않은 대가를 지불했다. 양의지라는 국가대표 포수에 가려서 그렇지 김태군도 양의지가 오기 전까지 주전 포수였고 팀의 1군 진입부터 함께하며 2014~2017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이끌기도 했다.
심창민의 저하된 구위, 얇아진 백업 포수진 등 다소 위험부담이 있었던 트레이드였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고 위험은 선수단을 몰아쳤다. 시즌 초반 심창민은 부진했고 양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컨디션 회복에 시간이 걸렸다. 결국 두 개의 위험이 한꺼번에 닥치며 시즌 전체 구상이 흔들렸다. 반면 김태군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심창민은 결국 11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14.21(6⅓이닝 10자책점) 7볼넷 6삼진 피안타율 3할4푼6리의 성적에 그쳤다. 그리고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하고 재활에 돌입했다. 예비 FA 효과를 기대했지만 부상에 고꾸라졌다. 그리고 함께 데려왔던 김응민은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반면 김태군은 102경기 타율 2할9푼8리(205타수 61안타) 2홈런 25타점 OPS .738의 성적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1푼, 대타 타율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로 최고의 백업 포수면서 최고의 대타까지 활약했다. 결국 트레이드 첫 해, 성적표는 ‘윈-루즈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심창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자리도 생겼다. 불펜 한 자리를 책임졌던 원종현이 FA 자격을 얻고 키움과 4년 25억 원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원종현은 NC에서만 501경기 82세이브 86홀드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68경기 5승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2.98의 기록을 남겼다. 필승조 앞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강인권 감독은 원종현이 맡았던 자리를 심창민이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6일 신년회가 끝나고 취재진과 자리에서 “셋업맨은 지난 시즌 치렀던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시훈, 김영규를 지칭한다. 그리고 “현재 심창민이 정상적으로 투구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됐다고 보고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팔꿈치 수술 없이 재활로 올 시즌을 준비하는 심창민이다. 등번호도 바꾸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 지난해 등번호 20번에서 1번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1번을 달았던 강동연은 은퇴했고 비어있는 등번호 1번을 차지했다. 1번은 전통적인 에이스 투수들이 달던 번호다.
과거 삼성 왕조의 막내 투수가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의 위력을 되찾는다면 NC 불펜진은 걱정을 한 시름 덜 수 있다. 지난해 극명하기 갈린 트레이드도 재평가 받을 수 있다. 그리고 FA도 다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심창민은 사령탑의 신뢰를 증명하는 활약으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