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이강철 감독이 대략적인 대회 구상을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6일 서울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2023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모든 분들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젊은 선수와 베테랑으로 채워진 대표팀과 함께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각오를 전했다.
한국은 오는 3월 개최되는 WBC에서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됐다. 3월 9일 호주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을 상대한다. B조에 편성된 5개 팀 중 상위 2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전력을 꾸리기 위해 노력했다. 사상 최초로 한국계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대표팀에 받아들이기로 했고 2021년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에드먼이 호흡을 맞추는 키스톤 콤비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과시한다. 다만 데인 더닝(텍사스), 미치 화이트(토론토),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등의 합류는 무산됐고 한국 최고의 에이스인 류현진(토론토)도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을 하고 있어 출전하지 못한다.
2009년 우승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은 초호화 대표팀을 선보였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했고 지난해에도 MVP 투표 2위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를 비롯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참가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등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 역시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강철 감독은 일본 대표팀에 대해 “이름만 대면 아는 선수들이 뽑힌 것으로 알고 있다. 전략, 분석도 필요하겠지만 그 선수들이 한 경기에 다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투수들은 끊어서 가야한다”라고 평했다. 이어서 “일본이 투수력이 워낙 좋다. 양의지를 비롯해서 선수들이 잘 쳐야한다. 낼 수 있는 점수는 작전을 써서라도 뽑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잘하면 재밌는 경기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결국 일본의 강력한 투수진을 뚫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예상했다.
첫 경기 호주전은 어떻게 보면 일본전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경기다. 호주를 잡는다면 본선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최근 직접 호주리그를 관람하며 전력분석을 하고 돌아온 이강철 감독은 “호주리그는 아시아와 비슷한 야구를 한다. 그렇지만 호주 대표팀 감독은 번트 등 작전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감독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많이 뽑았다. 양의지가 잘 이끌 것으로 믿는다. 결론은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것이지만 막아 놓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카드를 모두 쓰면서 꼭 이겨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호주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체코와 중국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상대다. 이강철 감독은 “그쪽 팀들도 전력분석을 하고 있다. 호주와 일본이 첫 2경기라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연히 중국과 체코도 쉽지 않은 팀이다.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방심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 쉽게 보고 있는 팀들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2013년과 2017년 열린 WBC에서 연달아 본선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프리미어12 이후에는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을 이긴 적이 없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이강철 감독의 부담감도 크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고 다짐한 이강철 감독과 대표팀이 WBC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