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캇 보라스(71)에게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다. 두 번 연속 신체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돼 계약 파기된 카를로스 코레아(29·미네소타 트윈스)는 보라스에게 엄청난 난제였다.
보라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USA투데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코레아 계약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코레아는 지난 12일 미네소타와 6년 2억 달러 FA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고, 경험 많은 에이전트 보라스도 전에 없던 마음고생을 했다.
특급 FA 유격수 코레아는 당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3년 3억5000만 달러에 계약 합의했다. 역대 내야수 최고액 계약이었다. 그러나 2014년 마이너리거 시절 수술받은 오른쪽 발목이 신체 검사에서 문제가 되며 기자회견을 앞두고 계약이 취소됐다.
그러자 보라스는 스티브 코헨 뉴욕 메츠 구단주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전부터 코레아에게 관심을 보인 코헨 구단과 전화 통화를 통해 12년 3억1500만 달러 계약을 발 빠르게 이끌어냈다. 그런데 이번에도 신체 검사에서 또 발목 문제를 이유로 계약이 보류됐다. 2주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결국 원소속팀 미네소타 복귀를 결정했다.
보라스는 “꽤 힘든 시간이었다”며 “메츠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에게 모든 정보를 줬고, 4명의 의사와 얘기할 수 있게 했다. 메츠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가 자문을 구한 로버트 앤더슨 박사에게 또 물었다. 새로운 정보 같은 건 없었다. 왜 같은 의사에게 의존하면서 협상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메츠는 계약 수정을 제시하며 안전 장치를 걸어두려 했다. 코레아가 문제의 발목을 다쳐 60일 이상 결장하면 연봉을 깎고, 2년간 120일 이상 결장할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초 합의했던 12년 3억1500만 달러에서 기간과 총액을 절반이나 깎은 6년 1억570만 달러만 보장하는 식으로 조건을 계속 낮췄다. 나머지 6년은 팀 옵션으로 매년 시즌 후 신체 검사를 하는 까다로운 조건도 붙였다.
이에 보라스는 “선수에게 모든 위험을 떠안게 할 수 없다”며 메츠가 아닌 미네소타와 협상을 재개했다. 당초 코레아가 FA 시장에 나오기 전 10년 2억8000만 달러를 제시한 미네소타는 6년 보장 2억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타석수에 따른 베스팅 옵션 실행시 계약 규모는 10년 최대 2억7000만 달러가 된다.
보라스는 “부상 없이 12년을 뛰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다. 메츠는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미네소타와 계약이 확률상으로나 현재 가치로 보나 더 좋다”며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 계약이 확정된 뒤 어깨에 100파운드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미네소타의 신체 검사를 통과해 계약이 최종 확정된 뒤에도 코레아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도 하지 않고 “끝났다”는 말만 했다고. 보라스는 “선수와 그의 아내, 양가 부모가 보는 앞에서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실망을 줬다. 코레아와 그의 가족들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를 줬다”며 두 번의 계약 파기 과정에서 마음고생했을 코레아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