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불패’ 구대성이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1969년생으로 만 54세에 현역 선수로 깜짝 복귀했다.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는 16일 구대성의 팀 합류 소식을 알리며 ‘코칭스태프가 아닌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고 밝혔다. 오는 19~22일 열리는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10라운드 마지막 시리즈에 등판할 예정. 시드니 블루삭스의 플레잉 코치로 뛰고 있는 1977년생 최고령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보다 8살 더 많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하며 당대 최고 왼손 투수로 활약한 구대성은 지난 2010년 한화 이글스를 끝으로 KBO리그에서 은퇴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41세였다. 이듬해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간 구대성은 그 당시 새로 출범한 호주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시드니 소속으로 2014~2015시즌까지 5시즌을 뛰면서 35세이브를 올렸다. 2015년 만 46세까지 현역으로 뛴 뒤 사실상 은퇴했다.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지난 2019년 1월20일 브리즈번 밴디츠전에 깜짝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건재를 알려 화제가 됐다. 당시 만 49세로 이벤트 성격이 강한 등판이었다.
이번에도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이라 이벤트에 가깝다. 하지만 만 54세의 나이에도 프로 레벨 마운드에 오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구대성은 “130km 정도는 던질 수 있도록 몸을 계속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16일 현재 13승21패로 양대리그 통틀어 8개팀 중 6위인 질롱 코리아는 시즌 내내 투수 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팀 평균자책점 6.09로 8개팀 중에서 가장 높다. 시즌이 뒤로 갈수록 투수력이 고갈되면서 힘겨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15일 오클랜드 투아타라와의 4연전에 총 42실점으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16실점, 13실점으로 대량 실점 경기가 반복됐다.
어려운 상황에서 구대성이 까마득한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1993년 프로 데뷔 후 30년째가 된 구대성은 “같이 뛰게 될 후배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