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에 맞는 몸을 만들고 있어요.”
올해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지명을 받은 신인 포수 유망주 김범석(19)은 요즘 저녁을 안 먹는다.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신인들과 합동 훈련을 하면서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지명 당시보다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했다. 지난해까지 공식 프로필상으로 178cm, 95kg이었다.
김범석은 “솔직히 아마추어 때는 몸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프로에 와서 트레이닝 코치님들과 몸 만들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먹으면 살찌는 체질이라 저녁을 최대한 안 먹으면서 관리하려 노력 중이다”며 “체지방이 빠지면서 근육이 붙고 몸이 단단해지는 과정에 있다. 지금보다 체중을 조금 더 빼고 근육량을 높여 건강하게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는 김범석이 저녁까지 안 먹으며 체중 관리에 집중하는 것은 포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거포가 되기 전에 포지션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기를 뛸 수 있다. 제가 좋아하는 포수를 하기 위해선 몸이 가볍고, 움직임도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김범석의 말이다.
포수 마스크에 애착이 크지만 김범석하면 역시 타격. 그것도 장타력이다. 경남고 3학년이었던 지난해 고교야구 25경기 타율 3할3푼7리(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 장타율 .759로 활약했다. 홈런 10개는 지난 2004년 고교야구에 알루미늄배트 대신 나무배트가 도입된 이래 단일년도 최다 기록이다.
김범석은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장타력이다.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이다”며 “잠실구장에 행사 때 가봤는데 엄청 크더라. 이 야구장을 쓰면서도 매년 20~30홈런 정도 쳐서 팬들께 거포 4번타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20홈런 이상 기록한 포수는 두산 양의지(4회), LG 김동수(2회), 조인성(1회) 등 역대 통틀어 3명뿐이다. 지난 2010년 LG 조인성이 28개를 기록한 게 최다 기록으로 아직 잠실 30홈런 포수는 없다.
장타 비결에 대해 김범석은 “4살 때부터 아버지와 야구하면서 노하우를 빨리 습득한 것 같다. 옛날부터 아버지랑 같이 야구를 많이 봤다. 아버지도 야구 선수가 꿈이셨는데 부상 때문에 안 되셨다. 매일 저녁 6시30분이면 야구를 봤다. 아버지가 룰부터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다. 그때는 솔직히 지루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감사한 시간이다. 아버지 덕분에 좋은 선수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다른 효심을 드러냈다.
받은 만큼 베푸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김범석의 꿈이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설립한 야구장학재단의 야구 장학금 1기 출신인 그는 지난달 22일 재단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형 사인볼에 ‘이승엽 이사장님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열심히 해서 멋진 선수가 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김범석은 “작년 황금사자기 우승을 하면서 재단으로부터 1호 장학금을 받았다. 인사를 드리면서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며 “야구를 하면서 주변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도와주신 분들께 보답하고, 부모님께 효도를 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