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지난 13일 기자와 만난 박세진(KT)은 한눈에 봐도 날렵해진 모습이었다. 입대 전 몸무게가 100kg까지 나갔는데 강도 높은 훈련과 식단 조절을 통해 83kg까지 줄였다.
그는 "입대 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혁준이 형과 성식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식단을 관리한 덕분"이라고 했다. 감량 효과는 확실했다. 그는 "공을 던지는 게 더 가벼워졌다. 예전 같으면 목표 투구 수 70개 가운데 30개만 던져도 힘이 빠졌는데 이제는 50~60개를 던져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16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박세진은 고교 시절 특급 좌완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1군 통산 20경기에 등판해 1승 9패(평균자책점 9.14)에 그쳤다. 그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어떻게 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나태해진 것 같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1~2년 못하면 방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박세진과 함께 올 시즌을 준비 중인 친형 박세웅(롯데)은 "정말 열심히 한다. 몸과 마음 모두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독하게 마음먹고 체중을 줄였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덕분에 힘이 되게 좋아졌다. 원래 운동 능력은 좋았는데 캐치볼 할 때 공이 되게 묵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세웅은 또 "스스로 느낀 바가 많을 거다. 자신만의 목표가 확고한 만큼 올 시즌 잘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박세진은 "오랜만에 형이랑 같이 운동하니까 참 좋다. 형에게서 배우는 부분도 많다. 캐치볼 할 때 공 회전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글러브 위치에 대한 조언도 해줬다. 무엇보다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니까 더 좋다"고 활짝 웃었다.
김범수(한화)-김윤수(삼성) 형제 투수처럼 1군 무대에서 함께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세진은 "부산 원정 경기에 가서 형이랑 같이 밥도 먹고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가을 무대에서 함께 맞붙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목표를 세운 게 있지만 마음속으로 간직할 생각이다. 구단에서 중간으로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게 제 바람이다. 벤치에서 출격하라고 하면 언제든지 마운드에 올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