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불펜 투수 정우영은 매년 자기 계발에 열심이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해 신인상을 수상한 정우영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지난해는 처음으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겨우내 착실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지방을 증가시키며 벌크업을 한 그는 지난해 투심 구속을 최고 157km까지 찍었다. 입단 때 호리호리했던 체구는 이제 탄탄한 몸매가 됐고, 공의 스피드와 무브먼트도 더 좋아졌다.
정우영은 지난해 67경기(58이닝)에 등판해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데뷔 후 4년간 98홀드를 기록했고, 이제는 리그에서 톱클래스 셋업맨의 위치로 올라섰다.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으로 발탁됐다.
정우영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주자 견제 능력, 퀵모션이 느려서 도루 허용이 많다. 정우영은 지난해 29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 저지에 성공한 것은 1번 뿐이다. 상대 주자들이 마운드의 정우영 상대로 도루 성공률이 97%다.
유일하게 실패한 사례는 7월 22일 창원 NC전 8회말 무사 1루에서 NC 대주자 김기환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유강남의 송구를 받은 오지환에게 태그 아웃됐다. 권희동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는데 배트에 맞히지 못하고 헛스윙하면서 주자가 아웃됐다.
정우영은 2021시즌에는 상대 주자들에게 9개의 도루를 허용하고, 2차례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도루 허용률 82%였다. 정우영 상대로 1루 주자는 거의 2루는 공짜로 진루하다시피 했다. 셋포지션에서 퀵모션이 느리고 투구동작이 큰 정우영의 약점이다.
정우영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퀵모션 수정에 들어갔다. 계속해서 주자들에게 도루를 공짜로 내줄 수 없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우영은 “투구폼을 바꾸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폼으로 바꾸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기존의 투구폼에서 짧은 순간에 힘을 모아 쓰는 방법을 터득하려고 연습하고 있다”며 “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폼(동작)을 추가하는 거로 보면 된다. 그래서 투구폼 교정에 실패를 하면 기존 폼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투수가 투구폼을 바꾸는 것은 위험부담도 있다. 그런데 정우영은 투구폼을 극단적으로 뜯어고치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동작을 추가하는 방식이라 실패해도 부작용은 없을 전망이다.
정우영은 “큰 동작으로 힘을 쓰는 편인데, 짧은 동작으로도 힘을 쓰는 것을 익히고 있다. 겉으로 보면 별로 티가 안 날 수도 있다. 바뀐 폼으로 초시계로 재면서 연습하고 있다. 영상을 찍으면서 연습하고 있는데, 연습 과정에서 빨라진다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투구폼만 했고, 1월초부터 공을 던지면서 연습하고 있다. 연습 효과가 좋고, 몸에 익숙해진다면 WBC에서부터 바뀐 폼으로 던질 계획이다.
정우영은 내년 시즌 포수 박동원과 호흡을 맞춘다. 유강남이 롯데로 떠나고, LG는 박동원을 영입해 주전 포수가 바뀌었다. 박동원은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 편이다. 지난해 40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22개의 아웃을 잡아냈다. 35.5%의 도루 저지율이다.
박동원은 “2루 송구는 다른 팀 어느 선수들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도루 저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자 견제는 투수의 퀵모션이 우선적이지만, 포수가 강한 어깨로 정확한 송구를 한다면 0.1초를 다투는 도루 저지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