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을 하는건가?라는 생각이었다. 발목 수술을 한 의사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카를로스 코레아(29)의 올 겨울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FA) 이적 사가는 파란만장했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3년 1억53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1년 만에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시장에서 가치 재평가를 받았다.
12월 중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3년 3억5000만 달러(약 4347억 원)의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2014년 마이너리거 시절 당한 오른쪽 비골 골절과 인대 손상 부상 때문에 금속판을 심어놓은 우측 발목이 문제였다.
이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빠르게 다른 계약 대상을 물색했고 구단주와 연락이 닿은 뉴욕 메츠와 12년 3억 1500만 달러(3912억 원)에 다시 계약에 합의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똑같은 부위를 문제 삼으면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메츠는 보장 조건을 대폭 낮추고 메디컬 테스트 의무조항까지 삽입하는 등 코레아와 재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두 번이나 좌절한 코레아는 다시 미네소타로 향했다. 옵트아웃 이후 10년 2억8500만 달러(약 3540억 원)의 제안을 했지만 퇴짜를 당했던 미네소타는 코레아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전 조건보다 훨씬 낮은 6년 2억 달러(약 248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6년 째에는 502타석을 충족하면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4년 7000만 달러) 조항을 삽입했다. 최대 10년 2억7000만 달러까지 계약이 늘어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된 코레아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과 속내를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 샌프란시스코, 메츠와의 협상이 결렬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코레아는 샌프란시스코와 협상 당시 “스캇(보라스)의 전화를 받고 목소리를 듣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스캇의 호텔방으로 향했는데 내 발목 MRI 영상에 대해서 얘기했다. 미네소타와 계약했을 때도 메디컬 테스트를 했고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농담하는건가? 이게 진짜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진짜였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는 내 발목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발목 때문에 결장한 적이 없다. 이해할 수 없어서 힘들었다”라면서 “그들이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메츠에서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코레아는 “샌프란시스코와 메츠가 자문을 구한 정형외과 전문의가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분명히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의견을 고수했다”라면서 똑같은 전문의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아로서는 억울할 법도 했다. 그는 “다른 발목 전문가들에게 진찰을 받고 나를 아는 정형외과 의사들, 심지어 나를 수술한 의사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지난 8년 동안 내 발목을 살폈다”라면서 “나는 움직임에 이상 없이 엘리트 레벨에서 경쟁했다. 수비가 가장 까다롭고 많이 움직여야 하는 포지션인 유격수에서 플래티넘 글러브를 받은 게 불과 1년전이었다. 한 번도 저를 본 적도, 검사한 적도 없는 의사가 괜찮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라고 성토했다.
미네소타를 다시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미네소타는 항상 대화에 열려 있었다. 우리 가족이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네소타는 우리를 위해 특별한 대우를 했다. 아버지와 장인어른을 야구장에 데려와줬고 타격 연습도 지켜보고 기자실에도 갈 수 있었다. 나는 항상 그것을 잊지 않았다”라면서 “보라스에게 미네소타와 협상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내 아내도 미네소타를 좋아했다”라면서 미네소타의 지극정성에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와 메츠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 그는 “그들을 존중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의사들마다 의견 차이가 있다”라면서 “신은 나를 미네소타로 다시 데려왔고 더할나위 없이 기쁘다”라고 했다.
그동안 발목 관리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 계약을 계기로 관리에 더욱 중점을 두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수술 이후 발목 안정을 위해 운동을 많이 했다. 준비 루틴에 포함시켰다. 밴드를 차고 운동하고 발가락으로 걷는다. 러닝 머신 위에서 뛰고 뒤로 걷거나 등의 운동이다”라며 “앞으로 발목 관리에 더 중점을 둘 것이다. 저는 몸 관리를 잘한다고 자부한다. 지금도 신경쓰이지 않고 미래에도 신경 안 쓸 것 같다. 그동안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는데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통제할 것이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내 발목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 건 어떻게 할 수 없다. 나는 그저 미네소타를 위해 10년 동안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다. 부정적 의견을 낸 의사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닌 내가 한 노력의 결실을 증명할 것이다. 동기부여는 되겠지만 내 스스로 증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