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된 '안경 에이스' 박세웅(28·롯데)은 인터뷰 내내 책임감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경북고 야구장에서 기자와 만난 박세웅은 "WBC 대표팀에 발탁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개인적인 영광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큼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다시 한번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그래야 야구 인기가 다시 되살아난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야구 인기 부활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대회에 임하겠다"고 했다.
호주 대표팀 전력 분석을 마치고 귀국한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은 첫 상대 호주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8강 토너먼트 진출을 두고 다툰다. 8강 토너먼트에는 조 2위까지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3월 9일 호주,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맞붙는다.
이강철 감독은 "사실 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투수를 써야 할 것 같고 일본에 맞는 투수를 남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첫 경기를 이기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투수들을 아낄 수 있겠지만 일단은 냉정하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호주전에 전력을 쏟아붓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세웅은 "스포츠라는 게 어느 팀과 상대해도 변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방심하면 약팀에도 잡힐 수 있다. 더욱 집중하고 첫 경기니까 꼭 이겨야 한다"면서 "호주뿐만 아니라 일본, 체코, 중국 모두 이기도록 하겠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지만 일단 첫 상대인 호주를 꺾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WBC 대표팀은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일본 도쿄돔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기도 했다. 박세웅은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상징과도 같다. 홈이 아닌 원정으로 치르는 경기지만 도쿄돔 마운드에 태극기 한 번 꽂고 와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WBC 공인구로 훈련 중인 그는 "공 크기는 (KBO리그 공인구보다) 큰 느낌이다. 실밥 차이는 있는데 계속 캐치볼 하면서 감각을 익히고 있다. 던질 때 크게 이질감은 없다. 크게 불편하거나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세웅에게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를 묻자 "특정 선수를 잡겠다는 것보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어느 나라를 이겼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다. 야구는 팀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제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팀이 패한다면 아무런 소용없다. 팀이 이기는데 큰 보탬이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시즌 전부터 WBC 대표팀에 차출되어 긴 시즌을 보내게 된 박세웅. "시즌이 아무리 길어도 WBC에 나가고 가을 야구를 경험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참가하는 등 좋은 일들로 시즌이 길다면 언제든지 시즌이 길어도 좋다. 1년 내내 야구해도 좋다"고 씩 웃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