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한 후지나미 신타로(29)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배경에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있었음을 밝혔다.
후지나미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약 40억2512만원) 계약에 합의했다. 지난해 한신에서 뛴 후지나미의 추정 연봉은 4900만엔(약 4억7210만원). 일본에서 뛰는 것과 비교하면 연봉이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관심을 모았던 후지나미는 드래프트 동기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의 라이벌로도 잘 알려졌다. 하지만 오타니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동안 후지나미는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통산 성적은 189경기(994⅓이닝)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과 태업 논란에 시달린 후지나미는 지난해 16경기(66⅔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제구가 잡히며 어느정도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매체 프라이데이는 지난 13일 “갑작스러운 것 같았던 후지나미의 포스팅과 메이저리그 도전은 사실 1년도 전부터 결정된 사항이라고 한다”라며 후지나미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생각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던 2017년과 2018년에 메이저리그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들로부터 메이저리그에 관심이나 환경을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질문을 받았다”라고 말한 후지나미는 “당시에는 내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환경을 바꾼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도전은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거물급 에이전트의 제안은 후지나미의 생각을 바꿨다. 슈퍼 에이전트로 유명한 스캇 보라스의 일본 사무소에서 러브콜이 온 것이다. 후지나미는 “보라스 사무소의 일본 담당자에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지 않겠나’, ‘미국에서 평가가 좋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권유를 받았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혀 연이 없던 곳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들어와서 ‘그런 타이밍인가’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후지나미는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전달했다. 후지나미는 “허락을 받지 못할 것을 각오하고 구단 고위관계자에게 ‘도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반응은 의외였다. 허락하겠다는 말을 들었고 ‘팀이 우승한다면’이라든가 ‘15승 이상 하면’ 같은 조건도 없었다. 이후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연락을 드렸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격려해줬던 노모 히데오 선배는 ‘축하한다! 응원하겠다’라고 기뻐하셨다”라고 구단에 허락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후지나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투수로 뛰기를 원했다. 이 때문에 후지나미를 불펜투수로 봤던 구단들과의 협상은 쉽게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클랜드가 선발투수 기회를 주겠다며 계약을 제안했다.
“기대 반 불안 반이다”라고 말한 후지나미는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던지고 있다. 일본 공인구보다 변화가 크다. 슬라이더나 투심의 비율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메이저리그는 크게 휘어지는 변화구가 대세다. 하이패스트볼도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내 100마일(약 160.9km) 직구도 통할지 모른다”라고 메이저리그에서의 구상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라고 말한 후지나미는 “하지만 전혀 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년간 ‘메이저리그는 투고타저’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각 구단 주축투수들의 성적을 보면 평균자책점이 3점대다. ‘맞고 있잖아!’라는 생각도 든다. 팀에 적응할 수 있을지 환경적인 면도 걱정이 된다”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