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12월과 1월은 비활동 기간이다.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고액 연봉 선수들은 따뜻한 해외로 건너가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반면 저연봉 선수들은 집 가까운 곳에서 개인 훈련에 나선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오영수(23)가 올 겨울 통 큰 투자를 했다. 지난해 연봉 3000만 원을 받았던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의 개인 타격 코치로 잘 알려진 최원제 더볼파크 코치로부터 1대1 지도를 받는다.
항공료, 체류 비용 등 이것저것 하면 연봉의 절반 가까이 들어가지만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많은 돈을 들여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오영수가 큰돈을 들여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이유는 자신의 강점인 타격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입단 당시 타자 기대주로 평가받았던 그는 지난해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8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8리(231타수 55안타) 6홈런 31타점 25득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그렇다고 만족하는 건 아니다. 그는 자신만의 타격 메커니즘을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장한 각오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오영수는 오전에는 타격할 때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오후에는 최원제 코치의 타격 지도를 받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와 김하성도 최원제 코치가 운영하는 더볼파크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영수에게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 이른바 껌딱지처럼 붙어 열심히 배우고 있다.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오영수를 1루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오영수는 겨우내 죽기 살기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만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은 오영수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