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조쉬 린드블럼의 앞날을 응원했다.
린드블럼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좋은 친구가 지난 시즌이 시작하기 전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어떤 모습일까?'라고 물어봤다. 그때부터 7개월간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그 질문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대부분은 언제 끝낼지 선택할 수 없다. 언제 마지막 순간이 될지 절대 모른다. 마무리를 잘하는 것은 매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어떤 순간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드블럼은 "30년간 야구는 내게 볼과 스트라이크, 안타와 득점, 승리와 패배 이상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야구는 내게 인생을 가르쳐줬고, 이 편지를 쓰게 만들었다"며 "사랑하는 야구를 통해 내게 영향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박세웅에게 린드블럼의 은퇴는 남다르게 느껴질 듯하다. 이들 모두 '불세출의 영웅' 최동원의 향기가 나는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
최동원은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 선동렬 전 대표팀 감독과 더불어 KBO 역사상 최고의 우완 투수로 꼽힌다. 통산 103승 74패 26세이브(평균자책점 2.4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무쇠팔'이라는 별명답게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만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선사했었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외모와 투지 모두 최동원을 연상케 한다. 린드블럼은 KBO리그 데뷔 첫해(2015년) 210이닝을 소화하는 등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을 바탕으로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3일 오후 경북고 야구장에서 만난 박세웅은 "제가 어릴 때 린드블럼을 보면서 아주 많은 걸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경기 결과와 투구 내용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루틴을 소화한다는 점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를 배우게 됐다. 린드블럼을 보면서 열심히 따라한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어떻게 보면 좀 더 오래 함께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는데 야구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린드블럼과 함께 했던 행복한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다시 한번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